흐릿한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짧은 문장과 흰 여백이 나오면서끝으로 갈수록 한단어가 생각났다.
저자는 장면이 지나가고 여백이 나올 때마다 희미했던 기억 저편에서 더듬거린다.죽음으로부터 그녀의 기억을 지워나가는지 모른다.희고 고운 눈을 보고 있으면 온 세상이 하얗게 멈춰진 것처럼 여겨진다. 그렇게 차가웠던 기억은 사라지고 글로 내뱉은 문장으로 글이 되고 기억을 지워 나가는지 모른다.
하얗 눈보라를 연상시키며 희미한 그녀를 따라 찾아간다. 한 줌의 재로 변한 엄마의 유골도 흩어지고 혼을 기린다. 흰 것을 연상시킨다. 하얗고 고결한 것이 아니라, 죽음에서 생명으로 그녀를 기억하며 아련하게 있는 혼의 넋을 기리는지 모른다. 가지 못한 사람을 기억 속에 잊은 채 하얗게 지워나가는지 모른다.
어둠에서 그녀를 찾고 있어 빛이 필요했을지 모른다.지난 기억을 붙잡고 떠나보내고 어렴풋하게 생각나는그녀.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깊고 심오한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