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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세일즈 뛰러 가세요

by 빈센트

작년 여름, 회사에서 새롭게 런칭한 신사업 팀"세일즈" 업무를 잠시 맡은 적이 있다.

당시 내 머리 속에 있는 "세일즈"는 과거에 보험 영업이나 은행 통장 개설 영업처럼 지인이나 인맥을 활용해서 여기저기 다니며 부탁을 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머리 속이 막막해졌다.

내가 팔아야 하는 서비스의 이용 고객은 "영어 회화를 배우고 싶은 청소년 학생" 이었다. 결국 그 학생들의 부모님을 공략해야 하는데 나는 아직 애도 없고, 지인 중에 부모님인 분도 없었고, 아예 이쪽 바닥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결국 유일하게 타겟 고객에 맞는 이모에게 연락을 했다. 사촌 동생이 딱 타겟 고객 군에 맞았고, 내가 인맥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세일즈였다. 할인 포인트, 무료 수업권 등 임직원으로서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혜택을 다 넣어서 우여곡절 끝에 감사하게도 결제를 해주셨다.

결국 사촌 동생은 우리 회사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결제는 했지만 실력이나 학습 니즈가 맞지 않았다. 이모가 바로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조심스럽게 환불을 해도 되냐고 연락이 왔다.

이때 깨달은 점이 있다면 '인맥에 의존한 세일즈'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발이 마당발처럼 넓어서 끊임없이 새로운 인맥이 생기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은 알고 지내는 관계가 한정되어 있고,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네트워킹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리고 세일즈는 일방적인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지속가능한 세일즈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가치(Value)를 느끼게 되는 세일즈'가 아닐까 싶다.

생산자는 당연히 매출이라는 이익을 얻게되고, 소비자 역시 제품/서비스를 통해 단순히 이용 가치를 넘어, 원하는 아웃풋과 성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러면 당연히 고객은 만족을 하게 되어 재결제를 하고, 리텐션(Retention)이 높아지고, 주변에 알아서 입소문(Referral)을 내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타겟팅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 같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어떤 나이대가 우리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면 가치를 얻고 성장할 수 있을까'를 명확하게 전략과 메시지를 세우고 세일즈를 해야한다. 타겟팅이 되지 않은 세일즈 리드는 오퍼레이션 비용만 커지고 결국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게 되지 않을까.






발로 뛰고, 부딪히며 찾은 나만의 세일즈 원칙

6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스스로 부딪혀보고 굴러 보면서 나름의 원칙과 규칙을 세웠다. 세일즈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보면 귀엽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 한 고객 당 최소 3번 이상은 연락한다 (최초, 3일 뒤, 보름 뒤)

✅ '이 고객에게 내가 뭘 더 알려줄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자

✅ 타겟 고객이 혹하는 '키워드'들이 있다. 반드시 그 키워드를 세일즈 콜에 넣자

✅ 나보다 고객이 더 많이 말해야 한다. 듣자! (사람이 긴장하면 말을 더 많이 한다)

✅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스크립트를 만들자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대응 base가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flexible 하게 대응 가능했다)

✅ 말로만 해서는 믿을 수 없다. 전문적인 소개 자료/근거 자료를 항상 만들어두자

✅ 팔로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 세팅을 해둔다 (문자, 카톡, 이메일 템플릿)

✅ 해당 고객과 통화하면서 들은 최대한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효율적으로 팀에 공유한다

✅ 통화 녹음본을 주기적으로 리뷰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자 (이왕이면 팀과 함께)

✅ 아닌 것 같은 리드는 과감하게 빠르게 버린다

✅ 세일즈는 personal 하게, 팔로업은 professional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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