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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를 움직이는 6%

by 빈센트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고 나면 항상 평가를 남겨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고객 입장에서 정확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남기는 일은 굉장히 귀찮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얼마 전에도 경험했었다. 배달을 시켰는데 포장이 다 터져서 왔다.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웠지만 낮은 평점을 주지는 않았다. '혹시 배달 기사가 보복하지 않을까' 라는 말도 안되는 걱정이 들기도 했고, 그냥 귀찮기도 했다. 다음에 다시 주문 안하면 되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MIT 연구에 따르면, E-commerce 고객 중 후기를 남기는 사람은 6%에 불과하다고 한다. 반면, 소비자의 92%는 구매 전 후기를 읽고, 46%는 후기에 영향을 받아 구매를 결정한다. 결국, 목소리가 큰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좌우하고, 과거의 평점이 미래의 평점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평가는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더 적합한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할 수 있고, 낮은 점수를 받은 제공자를 걸러내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Quality Assutance 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들도 평가 지표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유튜브는 초창기에 5점 별점 기준을 사용했다가 지금은 Thumbs Up/Down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넷플릭스도 기존 5점 별점에서 Thumbs Double Up/Up/Down 3점 척도로 변경했다. 왜 이렇게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는 것일까? 정답은 없는 것일까?


평점 시스템은 지나치게 높은 점수에 편향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그냥 별점 5점 주고 자세한 피드백 없이 끝내버린다. 정확한 피드백을 수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카카오택시/우버 등은 지나친 5점 편향 문제로 인해 4.5-4.6점 정도만 되어도 기사님을 퇴출 하는 강력한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4.6점이면 굉장히 높은 점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링글에서도 정확한 튜터 평가 지표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현재는 수업이 끝나면 고객에게 3가지 평가를 받는다.


- 3점 궁합도 평가 (“이 튜터와 다시 만나고 싶나요?”)

- 5점 별점 ("수업 어떠셨나요?")

- 주관식 평가 ("튜터에 대한 추가 의견을 남겨주세요!")


하나의 단순 점수가 아닌, 여러 지표를 활용해 튜터의 실력을 다각도로 평가하려고 한다. 말하기 속도, 억양, 표현, 표정, 말하기 비율 등 데이터 분석으로 평가의 정확성을 보완해 나가는 것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평가 지표는 없다. 그런게 있다면 모든 기업이 다 그걸 도입했을 것이다. 각 비지니스와 산업군의 특성에 맞는 가장 적합한 평가 시스템이 분명 있을 것이다. 고객이 부담 없이 솔직한 피드백을 남길 수 있도록, 그리고 그 피드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프로덕트에 녹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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