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대구 근교로 바람을 쐬러 갔다. 여행지 근처는 예상대로 차가 많았고, 주차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한 아저씨가 갑자기 나타나 좁은 공간에서 후면 주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주차 요원은 아니신 것 같았는데 도움을 주셔서 살짝 의아했다. 주차를 마치고 감사 인사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주차 쉽게 했습니다."
"별말씀을요. 구경하시고 돌아오면서 과일 맛 좀 보고 가세요.
공짜로 시식할 수 있게 잘라놓을게요."
알보고니 주차장 바로 옆 과일 가게 사장님이셨다. 도저히 "과일은 관심 없습니다" 하고 지나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계속 마음에 쓰여서 여행지를 둘러본 뒤 나오는 길에 과일 가게에 들러서 제철 과일 세 박스를 샀다.
사장님께서 의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찰나의 행동에서 세일즈와 마케팅에 관한 남다른 인사이트를 느꼈다. 다른 가게 사장님들은 진열대 뒤에서 "과일 싸요~ 맛있어요~" 를 외치고 있었지만, 대부분 소음 속에 묻혀버렸다.
그분은 달랐다. 고객의 사소한 불편함을 먼저 해결해주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미안해서라도 사게 되는 구조' 를 만든 것이다.
요즘 기업들도 많이 사용하는 전략이다. 좋은 정보를 담은 리포트나 웨비나를 잠재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신뢰를 쌓고 '이 회사 덕분에 많이 배웠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실제로 훌륭한 인사이트와 좋은 정보들을 나눠주는 회사가 많다.
그렇게 고마움과 심리적인 부채가 쌓이면, 결국 고객이 미안해서라도 미팅이 성사되거나 전화 통화라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일방적인 판매 보다, 팔릴 수 있는 상황과 이유를 만드는 것. 사업에 관한 소중한 인사이트를 여행지의 한 과일 과게 사장님께 한 수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