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by 빈센트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국만큼 현수막에 돈을 많이 쓰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명절이 되면 전국 곳곳이 '즐겁고 풍요로운 명절 되세요' 같은 문구로 가득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가면 공해 수준으로 시야를 가리고, 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 어떤 현수막은 상대 당이나 후보를 공격하거나, 불쾌한 언어를 담고 있기도 하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방식이 얼마나 효과적인 전략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재활용도 어려워서 환경에도 좋지 못하다. 특히 선거 철이 되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막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치인, 기업, 공공기관, 소상공인 등 여전히 수십, 수백만 원을 써서 짧은 홍보 문장을 내건다. 광고 효율만 보면 그닥 효율적일 것 같지는 않아보이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현수막만큼 특정 지역의 주민들을 정밀하게 타겟팅할 수 있는 매체도 드물다.


무엇보다 짧은 문장 하나가 가지는 상징성과 존재감은 여전히 강력하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형식에 관계없이 잘 쓰여진 한 문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정치든 마케팅이든 세일즈든, 결국 '메시지 전쟁' 이다. 복잡한 전략보다 때로는 짧고, 진심 어린 한 문장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여전히 현수막 홍보 전략이 유효한 것이 아닐까. 잠깐 1-2초 정도 머무르는 시선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고, 때로는 짧은 단어나 문장 하나가 긴 연설보다 더 많은 감정과 인상을 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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