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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이메일 49,604통

by 빈센트
49,604통



이 숫자는 지난 2년 동안 회사 계정으로 보낸 콜드 이메일 개수다. 회사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제외하고, 오로지 리드 확보와 아웃리치만을 위한 이메일 숫자다.


세일즈와 아웃리치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연락할 수 있는 리드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 이다. 유료 광고, 추천 프로그램, 마케팅 캠페인 등 방법은 많지만, 콜드 이메일은 제한적인 리소스 내에서 할 수 있는 절박함을 담은 액션이었다. 막막했지만 일단 시작했다.


내 목표는 글로벌 명문 대학 출신의 영어 선생님들을 최대한 많이 Ringle의 플랫폼에 데려오는 것이었다. 문제는 내가 미국에 있지도 않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비대면으로 접근해야 했다는 거다.


너무 막막했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솔직히 창의적인 솔루션이 떠오르지 않았고, 그것 밖에 답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졸업한 미국 대학의 디렉토리를 뒤져서 이메일 주소를 긁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에 300~500명씩 꾸준히 이메일을 보냈다. 계속 콜드 이메일을 보내다보니 신고를 많이 당했고 구글 계정이 여러번 정지 되기도 했다. HR 매니저님께 경고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동주님, 한번만 더 정지 되면 계정 영구 삭제입니다...



이걸 6개월, 1년 정도 꾸준히 반복했더니 반응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동안 49,000통의 이메일을 보낸 끝에 약 2,000명 이상의 영어 선생님 후보자를 플랫폼에 가입시킬 수 있었다. 까다로운 면접 절차를 거쳐 그 중 5-10% 정도만 링글의 튜터로 채용되었다.






콜드 이메일을 보낼 때 중요한 것


48,000통 가량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느낀 건, 디테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 메시지는 간결하게: 상대방이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짧고 핵심만 적는다. 숫자나 구체적인 성과를 강조하면 더 좋다.

✅ Personal: 이메일을 받아봤을 때 그냥 복사/붙혀넣기 한 이메일이 아니라 나를 위해 쓴 이메일 같은 느낌을 줘야한다 (상대방 이름 제목에 넣기).

✅ 타이밍이 중요: 나는 주로 미국 동부 시간 점심시간쯤 이메일을 보냈다. 이때 반응률이 제일 높았다.

✅ 적절한 참고 자료 첨부: 이메일 본문은 짧게 쓰되, 추가 설명이나 자료, 링크 등을 첨부해서 보내면 이메일 내용이 간결해진다.


"결국 중요한 건 끈기" 처음부터 쉽게 되는 일은 없다. 모르는 사람에게 처음으로 연락하는 건 누구에게나 부담스럽고 어렵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없다. 잠깐의 불편함을 이겨내는 끈기, 그리고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 결국 결과를 만든다고 믿는다.


성장하려면 Comfort Zone에서 나와야 한다. 거기서부터 변화는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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