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는 비행 중에 잠시 쪽잠을 잘 수 있을까요?
조종사들은 비행 중에 갑자기 잠이 쏟아지면 어찌할까요?
오늘은 일부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Controlled Rest 정책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에 돌아와 자리에 앉은 한시에서 두시 사이는 종종 식곤증과의 사투가 되지요. 조종사도 사람인지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낮과 밤을 번갈아 가며 시차를 무시하고 비행을 하는 직업적 어려움으로 인해 만성 피로감이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조종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비행 중에 조종사들이 자신의 좌석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낮잠을 양성화”한 정책이 바로 ‘Controlled Rest Policy”입니다.
아래에 FOM을 붙여 두었지만, 간략히 설명하자면 기장과 부기장은 한 명씩 번갈아 가며 한 번에 최대 40분의 낮잠을 잘 수 있으며 이때는 자신의 좌석에서 객실에서 제공한 베개와 담요를 사용할 수도 있고 안대나 EAR PLUG를 착용한 채로 잠을 잘 수도 있습니다.
통상 이때는 객실에 미리 이 사항을 알리고 30분마다 조종사가 객실에 연락해서 조종사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객실 승무원들도 이 시기에는 가급적 조종실 방문을 자제해서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합니다. 조종사들은 수면 전과 후에 비행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해서 혹시라도 Single Pilot 운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Controlled Rest 중이라도 이어 플러그를 착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잠을 청합니다. 깊은 숙면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잠시 눈을 감고 선잠을 취함으로써 이후 비행 중 피곤해 졸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입니다.
더불어 부기장이 반대하지만 않는다면(아직 단 한 명도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수면 중에도 객실 승무원이 조종실을 방문하는 것을 막지 않으며 오히려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객실 승무원 역시 잠시 눈을 붙이고 싶을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며 마땅히 조종실이 아니고는 단 10분이라도 비행 중에는 승객들의 눈을 피해 편하게 쉴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통상 저는 비행 중에 조종사들이 Controlled Rest를 할 계획이 없다 하더라도 배가 하나 정도는 꼭 조종실의 Observer Seat에 가져다 둡니다. 사무장에게 미리 알려 필요할 경우 누구라도 잠시 조종실에서 눈을 붙일 수 있도록 알립니다. 제가 크루들을 조종실에 자유롭게 방문하도록 배려하는 것은 직접 겪은 가슴 아픈 경험 때문입니다.
그날은 비행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승무원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녀를 바로 Stand Down(비행에서 제외)은 하지 않았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게 했다는 보고였습니다.
“그러면 그 승무원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일등석 화장실에 있습니다. “
“속이 불편한가 보군요?”
“아닙니다. 본인이 그곳에서 승객들의 눈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해서요.”
저는 이 보고를 듣고 사실 몹시 화가 났습니다. 얼마나 내가 크루들에게 어려워 보였으면 ‘조종실에 와서 잠시 쉴 수 없겠냐’는 그 간단한 부탁을 못하고 아픈 사람이 화장실 변기에 앉아 쉬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니 스스로에게 정말 화가 났습니다.
“당장 그 승무원 조종실로 불러 주시고 베개와 담요 충분히 가져다주세요.”
이 일이 있고 난 뒤에는 꼭 브리핑에서 당부합니다.
“제가 오늘 여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얼굴은 조금 꼬장스러워 보이겠지만 그것에 속지 마세요. 저 아주 편한 사람입니다. 언제나 여러분 편이란 걸 믿어주셔야 합니다."
덕분에 제 비행에서는 적어도 한두 명은 꼭 10분이라도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해 돌아갑니다. 크루들이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저의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Controlled Rest on the Flight Deck
Controlled rest on the flight deck is one of a number of measures that can be taken to counter the effects of tiredness resulting from sleep disturbance and circadian disruption. Its use has been shown to significantly increase levels of alertness during the later phases of flight.
Controlled rest means a period of time ‘off task’ some of which may include actual sleep.
Controlled rest may be used at the discretion of the Commander to manage both sudden unexpected fatigue and fatigue which is expected to become more severe during higher workload periods later in the flight. It cannot be planned before flight.
Controlled rest on the flight deck is permitted subject to the following guidelines and procedures.
Rest strategies for LRV/Augmented sectors shall be in accordance with the published strategies in OM-C.
8.3.10.8.1 Controlled Rest – Procedures
a. Planning
1. Handover of duties and wake-up arrangements must be reviewed.
2. To minimise controlled rest interruptions, other crew shall be made aware that controlled rest is planned/being taken.
3. Only one pilot may take controlled rest on the flight deck at any given time.
4. Controlled rest on the flight deck may only be taken in the operating seat.
5. Controlled rest shall not be planned or taken when changes of flight level, manual fuel transfer or poor weather conditions are expected.
b. Pre-rest Period
A short period of time should be allowed for rest preparation. This should include an operational briefing, confirmation with ATC that the PF’s ATC communications are operational, completion of tasks in progress, and attention to any physiological needs of either crew member.
c. Rest Period
1. No more than 40 minutes should be taken, to avoid sleep inertia on wakening.
2. Personal equipment (such as eye shades, neck supports, ear plugs, etc.) is permitted for the resting pilot.
3. Both pilots must remain at their stations.
4. The non-resting pilot must have a headset on while the other crew member is taking his rest.
d. Post Rest Period
1. There should be a period of at least 20 minutes after wake up without any duties or briefing to enable the resting pilot to awake fully.
2. At the end of the post rest period, there shall be an operational briefing including confirmation that the resting pilot either has his headset on, or the speaker is set to an acceptable volume and a confirmation with ATC of the current clearance as follows; “Emirates 123, confirming clearance Victor 123 FL3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