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틴 제이 Jan 27. 2020

미안해 엄마

엄마를 떠나보내고 나서

하노이를 다녀오는 비행 내내 이코노미 크루들은 어느 누구도 칵핏을 방문하지 않았다.    튀니지에서 왔다는 압둘레흐만이라는 친구가 잠시 들어왔었지만 그마저 오래 있지 못하고 바로 자리로 돌아갔다.

 친절하려고 노력하지도, 그렇다고  자신 입사한  얼마 되지 않은 호기심으로 조종실에 놀러   젊은이에게 무관심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지나지도 않아 돌아가려 몸을 세울 때에서야 비로소  자신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막히는 무거움이 있었을까 싶어 미안했다.

평상시 같았으면 
대부분 승무원들이 하나둘씩 짝을 지어 조종실을 찾고 깔깔 거리며 사는 얘기를 하느라 비행이 짧게 느껴졌을 텐데 7시간의 비행이 비행하는 내내 길게 느껴졌다.

나는 끝내 이태리 출신 착한 부기장과 투덜이 스머프 같았던 프랑스 사무장을 포함한  15명의 크루  누구에게도 비행을 마칠 때까지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회사에 도착한 크루 버스에서 불쑥 일어나 ' 비행 중에 기장이 부족한 점은 없었느냐'라고 의미도 없고 반향도 없는 질문을 하곤 곧바로 후회했다.

'무슨 말을 해도 나의 감정을 숨길수가 없구나.'

그렇게 두바이로 돌아와
 한두 시간 잠을 청했을까 싶을  전화가 왔다. 동생이었다. 사이가 벌어진   해가  동생이  아침에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 엄마가 위독해. 내가   있는 ... 아무것도 없어. 빨리... 와야 . 돌아가실 .. 같아. 빨리..."




이제 편히 쉬세요. 엄마.

이렇게 보내서 ... 미안해요.



작가의 이전글 기장의 고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