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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Mar 15. 2020

코로나와 한국인의 시민의식



스페인 출신 부기장이 며칠 전 갑자기 유럽인들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대응방식을 결코 따라 할  없을 거라고 했을  나는 조금은 의아했다.

아직 스페인 내의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이전이었고 한국에서는 연일 언론과 야당이 정부의 무능함이 사태를 키웠다고 거칠게 몰아붙이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정부의 통제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순응과 참여로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던 감염병 통제가 사실상 유럽에서는 기대할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니까 가능합니다.”

비행을 하며 만나는 서양인 동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한결같다.
유행성 독감과 다를 바 없다. 불필요한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캐나다의 총리의 초기대응에서도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 질 겁니다.”

문제는 건강한 사람들은 가벼운 증상만으로 넘어가겠지만 나이 드신 노인들이 이겨내지 못한다. 대부분 한국에서 자가격리를 받아들이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은  건강한 젊은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보다는 인지하지 못한 사이 감염되어 이를 타인에게 옮기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식의 차이에서도 이러한 동양과 서양인의 인식 차이가 드러난다. 

증상이 없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행위는 감염의 위험성을 선제적으로 낮춤으로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자발적 이타심이 공동체 전체에 널리 상식화 되어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던 북부 이탈리아의 거리에서 불과 며칠 전까지도 밖에서 뛰어놀던 아이들.
마스크를 하지 않은  시내를 활보하던 시민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마스크를  동양인에게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던 그곳의 주민들.

그들도 점차 자신들의 대응방식에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시민들에게 당장 마스크를 쓰라고 할 수가 없다.

벌써 시장에 마스크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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