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남깁니다. 기장님과는 한번 같이 비행을 했습니다. 저는 1년 전 사직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 있습니다."
비행 후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코스타 커피숖 앞에서 이제 정말 집으로 돌아간다며 들뜬 아이처럼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던 나의 크루들이 기억 속 한 구석에 남겨져 있다가 어젯밤 불쑥 댓글 하나로 인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젠 이름도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Crew가 건넨 인사에 순간 지난 9년간 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던 순간들이 눈에 스쳤다.
그간 참 많은 인연을 만들었구나.
먼길을 떠나는 자식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을 내려주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그들의 마지막 비행을 같이 했다.
늘 모든 크루들에게 진심으로 대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인 크루들에게는 더욱 정성을 다했다.
학교 선생님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다가도 이제는 전 세계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 있을 수많은 크루들과의 인연을 생각하면 이 또한 그리 다르지 않은 듯 느껴진다.
인연이란 그렇게 예상치 못하게 어느 순간 불쑥 내 앞에 끼어들어 오래된 추억을 끄집어내어 준다.
기억 속의 그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때 그 모습 그대로다. 그들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아름다웠을 순간을 내 기억에도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