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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안개속에서 자동착륙을 하다

CAT 3 AUTO LANDING

얼마 전 두바이 공항에서 근무하는 한 관제사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죠. 아직 YOUTUBE에 남아 있을 인터뷰에서 그는 비약적인 자동착륙 기술의 발전으로 승객들이 만약 거친 착륙을 경험했다면 이건 자동착륙이 아닌 조종사의 수동착륙이다. 민항 착륙의 대부분은 자동착륙이다. 그래서 착륙이 부드러운 것이다. 이런 정도의 인터뷰를 공항 홍보영상에 올려두다 보니 이곳 조종사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어요.

이 영상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항공산업에서 관제사나 조종사, 정비사, 객실 승무원, 지상조업 직원 등등 수백 가지 다양한 분야의 인원들이 정말 서로의 일을 모르는구나’였습니다. 솔직히 조종사와 가장 밀접한 관제사가 이런 잘못된 상상을 하고 있는 것에 전 정말 놀랐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99퍼센트의 착륙은 조종사가 직접 하는 수동착륙입니다. 자동착륙은 날씨가 나쁜 날 드물게 합니다. 지난 8년간 제가 한 자동착륙은 단 2번입니다.


자동착륙이 가능한 ILS(INSTRUMENT LANDING SYSTEM)에는 단순히 나누어 보면 총 3가지 등급이 있고요.


CAT1(NO AUTO LAND:REDUNDANCY가 없어서 자동착륙이 원칙적으로 금지),


CAT2+ CAT3 A(FAIL PASSIVE:2중 REDUNDANCY로 제한된 자동착륙),


CAT3 B(FAIL OPERATIONAL:3중 REDUANDANCY로 완전한 자동착륙)으로 구분이 됩니다.


항공기와 공항시설의 REDUNDANCY(이중/3중 안전장치)에 따라 이 등급이 결정됩니다.


조금만 더 설명을 하면


2중 안전장치가 설비된 공항과 항공기에는 CAT2(공항), CAT3 A(항공기+공항)


3중의 안전장치가 가동 중이라면 CAT3 B(항공기+공항) 자동착륙 등급을 받게 됩니다.


인천공항과 같은 공항은 CAT3B등급인 반면


대부분의 지방공항은 CAT1 등급으로 자동착륙이 사실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CAT1등급이라도 사실 항공기나 지상장비에 갑작스러운 고장만 없다면 내버려 두면 AUTO LANDING 잘 됩니다.


대신 어느 한 장비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안전한 착륙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CAT2나 CAT3는 각기,


CAT2+CAT3 A:자동착륙 중 한 가지 장비 문제가 발생해도 급격한 자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음(이걸 FAIL PASSIVE 하다고 표현합니다.)


CAT3 B:자동착륙 중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끝까지 나머지 장비가 자동착륙을 안전하게 진행함.(FAIL OPERATIONAL 하다고 표현합니다.)


위에 언급한 두바이 공항이나 인천공항은 평상시 CAT1상태의 자동착륙 시스템을 운영하다가도, 날씨가 나빠지면 추가적인 REDUNDANCY장비를 작동시켜 CAT3상태로 수준을 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는 ILS의 전파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기간 간격 분리를 늘려줘야 하고요. 지상에서는 항공기나 장비들의 이동도 자동착륙 중에는 통제해야 합니다.


조종사 중 인천공항이나 두바이 공항에 날씨가 좋은 날 자동착륙을 수행할 경우는 정말 극히 드뭅니다.


이렇듯 복잡하다 보니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한 조종사와 관제사들은 종종 착각에 빠집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공항 시스템이 원래 CAT1인 작은 지방공항에 갑자기 짙은 안개로 BELOW MINIMUM상황이 된 경우입니다. 그리고 이날


이를 모르고 다른 공항에서 회항해 온 어느 운 나쁜 항공기가 BELOW MINIMUM상태에서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이제 연료 부족으로 다른 공항으로 회항은 불가한 상황을 가정)


CAT1 등급(자동착륙 비인가 공항)이기 때문에 MINIMUM에서 AUTO PILOT을 풀고 수동으로 착륙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연료가 고갈되가는 비상상황이므로 활주로를 전혀 보지 못하더라도 CAT1 미니멈 이후에도 자동착륙을 감행해야 할까요?


이경우는 비상착륙에 해당합니다. 전혀 활주로를 보지 못하더라도 그냥 자동착륙을 감행해야 합니다. 조종사는 비상을 선포하고 관제사는 조종사의 요구가 없더라도 전파간섭 지역에서의 항공기나 차량 이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이 상황을 언급하는 이유는 실제 사고 사례 중에


회항 이후에 연료가 고갈된 항공기가 CAT1 기상 제한치 미만의 악기 상하에서 AUTO PILOT을 풀고 수동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주 쓰지 않는 장비이고 경험이 부족하면 충분히 이런 실수 가능합니다.


끝으로 그럼 동일한 상황에서 자동착륙이 안 되는 비정밀 접근이라면 조종사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이경우는 CAPT. 설리가 허드슨강에 Ditching 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착륙 직전 약 1000피트에서 ’BRACE! BRACE!’를 승객 방송해야 할 비상상황입니다.


학생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하려 쓴 글입니다.


p.s. 혹 공항 시설의 REDUNDANCY를 공부하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CAT2/3 시설의 예입니다.
https://www.icao.int/…/201…/AIRFIELD%20LIGHTING%20SYSTEM.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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