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을 떠돌던 장사치의 푸념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날씨를 살핀다. 지난밤사이 온도가 혹시나 떨어졌을까 싶어서다. 하루 중 가장 시원해야 할 새벽 4시. 이 시간에도 내가 사는 사막의 한 여름 열기가 여전하다. 지금 바깥 기온은 34도.
이곳에서 채 5시간이 걸리지 않는 크로아티아의 자그래브의 현재 기온은 14도.
조종사가 비행을 기다리는 날이 더 많은 이 상황이 마치 예전 장날마다 퍼붓는 여름철 장맛비로 주막집 문밖을 나서지도 못한 채 날을 푸념하던 장사치 같다.
매달 중순 다음 달엔 어딜 가볼까 고민하던 즐거움이 사라진 지 오래다.
브리즈번 시내의 한식당 마당엔 아직도 사람들이 붐비는지
시드니의 보태닉 가든과 오페라 하우스는 여전히 날씨가 좋은지
모스크바 공항에서 시내를 연결한 도로 양옆에 심어둔 하얀 자작나무 숲은 여전히 싱그러운지,
밀라노에서 바라본 알프스의 산들은 이 맘 때엔 어떤 빛이 도는지
리오의 코파카바나 해변엔 여전히 검게 그을린 젊은이들이 모래밭 축구를 하고 있는지
취리히의 융프라우는 오늘은 구름 속에 갇혀있지는 않은지.
뉴욕의 센트럴파크에는 잔디에 누워 책을 읽는 이들 머리 위로 볕이 한창 좋을것 같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