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서비스

by 캡틴 제이


예전에 레이오버 호텔에서 룸서비스를 시키면 언제나 직원이 방안까지 들어와 친절히 세팅을 해주고 음료의 경우 컵에 따라주기까지 해서 사실 난 조금 부담스러웠다.




한 달 전 멜버른 호텔에 다시 비행을 가보니 예상대로 호텔 식당은 모두 문을 닫고 오직 룸서비스만 가능했다.




룸서비스가 도착한 뒤 문을 열고 습관적으로 한 발자국 옆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그가 트레이를 어깨 위로 올려 받쳐 들고는 나를 빤히 쳐다만 보더라.


그래서 나도 그를 잠시 빤히 쳐다보았다. '뭐지 이 상황은?'




마스크에 가린 얼굴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만 보고 서있는 그를 보다 순간 아차 싶었다.




그는 방 안으로 들어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상황을 좀 늦게 파악을 하고 문 앞에서 식사를 받고 사인을 해서 돌려보냈다.




그리고 한 달 뒤 다시 나간 멜버른의 상황은 한층 더 위중해져 있었다.


도시 전체가 코로나로 락다운에 들어간 상태로, 창밖으로 거리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식사는 해야 하니 다시 룸서비스를 시켰다. 고구마튀김에 Soup of the day, 그리고 시저 샐러드..




잠시 후 노크소리에 트레이를 받으려 문을 열고는 발로 열린 문을 받치려고 옆으로 밀려는 순간


문 앞 바닥에 트레이가 동그란 알루미늄 커버를 뒤집어쓴 채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서둘러 고개를 내밀고는 음식을 여기에 내려놓은 이가 어디에 있는지 둘러보니 벌써 그는 복도 저 끝까지 도달해서는 손을 한번 흔드는가 싶더니 제 갈길을 간다. '사인도 안 했는데.'




'팁이고 뭐고 난 사람이 무서워! '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우습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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