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 토닥,... 툭, 툭.. 투득'
한 달간 제주도 제동목장 비행훈련원의 기숙사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방 창밖에는 키가 작은 대나무들이 바싹 다가와 창에 기대어 있었다. 새벽녘에 비가 잦았던 한라산 중턱에 어느 순간 바람이라도 같이 들이치면
많이 과장된 몸짓으로 대나무 이파리들이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타닥, 타닥'
비를 한 움큼 흩뿌리며 휘몰아친 한라산의 세찬 봄바람에 대나무 가지들이 밤새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베개를 다시 고쳐 베고는 잠을 청하면, 마치 자장가처럼 귓전에서 소란한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비그친 곳에 내려쬐는 햇빛에 빗물에 아직 젖어있던 세상이 재잘대던 새소리를 거들듯 자글자글 잘게 쪼갠 햇빛을 이리저리 사방으로 퉁겨내고 있었다.
가슴 가득 들이키던 한라산의 그 쌉쌀한 파아란 공기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는지..
그 방 앞에 심어둔 키 작은 대나무들은 아직도 밤사이 창을 두드리는지 궁금하다.
....
사막에서 추억하는 제주도 한라산 제동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