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대학 4학년이던 나는 교직을 이수중에 한 달간의 교생실습을 나갔다.
어느 큰 중학교에 다른 십여 명의 교생 선생님들과 배정되었다.
그 한 달은 안타깝게도 내가 앞으로 선생님이 되어 학생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접게 만든 고통스러운 기억만 남겨주었다.
아무런 의욕 없이 그저 한 달을 나의 자리가 없는 회사에 출근하듯 출근 도장만 찍다가 시간이 다 지났다.
같은 해 국문과의 어느 여학생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해냈다.
당돌하게도 그녀는 교생실습을 나갈 학교로 전혀 의외의 장소를 선택하고는 교육청에 며칠을 직접 연락해 마침내 승낙을 받아냈다.
서해 어느 섬의 분교에 자원해 도선을 타고 홀로 들어갔다.
전교생이 열명 남짓한 작은 학교에 역시 단 한분 선생님이 외롭게 지키던 이 작은 섬마을에 그녀가 도착하는 날 선착장엔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단다.
작은 섬마을 오지 학교가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부임한 교생 선생님이었다.
그녀가 보낸 한 달간의 교생 기간은 대학교 4학년이던 한 학생이 섬마을 주민과 학생 그리고 그곳의 선생님에게 얼마나 큰 선물을 안겨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한 달 뒤 그녀가 떠나던 날 마을 주민 모두와 선생님 그리고 십여 명의 학생들이 같이 부두에서 울었단다.
우린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인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