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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항공기의 여압 시스템


항공기의 산소와 여압 시스템에 대하여

우리는 종종 전투기 조종사가 착용한 산소마스크를 떠올리며 민항기에도 산소가 탑재되고 비행 중에 이 산소를 승객과 조종사가 나누어 호흡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투기와는 달리 민항기에는 승객을 위한 별도의 산소탱크는 탑재되지 않습니다.  

전투기와 민항기는 산소공급장치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두경우 모두 비행 중 여압이 제공되지만, 추가로 전투기는 적기와의 공중전에서 피탄 되는 상황을 대비해 Oxygen 실린더에서 나온 산소가 조종사의 마스크를 통해 항시 공급됩니다. 이에 반해 민간항공기는 앞으로 설명할 몇 가지 이유로 압축 산소를 탑재하는 대신 화학반응식 산소마스크를 탑재합니다.


여압이란 엔진에서 압축된 BLEED AIR를 강한 압력으로 객실과 조종실로 불어넣는 방식입니다. 외부와 차단된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거대한 풍선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통상 순항 중의 객실 고도는 5000피트 내외로 유지됩니다. 쉬운 예로 한라산 정상에서 호흡하는 정도의 약간 희박한 공기 밀도가 유지됩니다. 그래서 비행 중에는 평상시보다 술이 빨리 취하고 노인 등 평소 산소포화도가 낮은 승객들에게는 종종 건강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추가로 산소가 필요한 승객을 위해 777에는 20개 정도의 산소 BOTTLE이 별도로 탑재됩니다.


대부분 민항기의 조종석에는 여압이 상실되는 비상상황을 대비해 별도의 산소 실린더 (GASEOUS TYPE)와 연결된 4개의 마스크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 산소탱크의 용량은 4명의 조종사가 서너 시간을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이에 반에 객실의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비상 산소마스크는 가스방식이 아닌 화학반응(CHEMICAL REACTION) 방식입니다.


비상시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산소마스크를 승객이 당기면 비로소 각각의 마스크와 연결된 오버헤드빈의 산소발생장치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약 22분간만 산소를 공급합니다.


화학반응에 의한 것이기에 발생기가 설치된 오버헤드빈의 온도가 심하게는 약 250도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점에서 OXYGEN MASK가 DROP 된 객실에서 보고되는 타는 냄새( BURNING SMELL)는 그것이 실제 화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산소발생기에 의한 것인지 승무원 입장에서는 구분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압 상실 후 강하하는 동안 이를 화재로 오인한 보고가 객실에서 조종실로 전달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승객들에게는 왜 조종사와 달리 단 22분만 유지되는 화학반응식 산소마스크가 제공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일차적인 이유는, 승객용 산소마스크가 제공하는 22분이면 사실 조종사가 순항중 여압 상실 후 자가 호흡이 가능한 1만 피트까지 강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히말라야와 같이 높은 산들로 인해, 즉시 1만 피트 이하로 강하가 불가능한 곳이라 하더라도, 이미 항로와 회피 루트를 디자인할 때 이 부분이 고려되었으며, 여전히 22분이면 충분하다는 검증이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에 추가해, 한 가지 더 고려된 것이 바로 '산소탱크 자체가 위험물'이기 때문입니다. 승객들을 위해 그만큼의 산소탱크를 탑재한다면 추가적인 무게도 무게이지만 만약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로켓의 산화제와 같이 불길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승객의 산소마스크는 GAS 실린더 방식이 아닌 캐미컬 리엑션 방식이 사용됩니다.


참고로 올린 사진은 2011년 카이로 공항에서 발생한 이집트항공의 777항 공기 조종실 화재사고 자료입니다. 부기장의 산소마스크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화기로 일차 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조종실 전체를 전소시켰습니다. 조종실 밑에 탑재된 탱크에서 새어 나온 산소가 화재의 강도를 키웠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산소탱크는 위험화물에 해당되며 민항기에는 탑재가 엄격히 제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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