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추었던 콩코드

by 캡틴 제이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건너 동과 서로 비행할 때 우린 과연 얼마나 빨리 날고 있는 것일까?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공항을 출발한 초음속 콩코기기는 영국의 런던 히드로 공항까지 대략 3시간이 조금 덜 걸렸다.
이에 비해 보잉 777의 순항 속도는 대략 음속의 0.83배 정도로 고도 3만 5천 피트를 나는 반면 그 옛날 콩코드는 음속의 두배 정도로 고도 6만 피트 상공을 혼자서 순항했다. 이 직선 경로를' 콩코드 루트'라고 불렀다.

어제 그제 뉴욕에서 두바이로 돌아오며 영국 근처를 지날 때 그간 휴식을 취했던 교체 크루들이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이때 우린 막 전방에 올라오는 해돋이를 보고 있었다.

이후 나는 5시간 30분 동안 777의 꼬리 부분에 있는 벙크에서 휴식을 취했다.

정신없이 잠에 들었다 깨어보니 어느새 착륙 한 시간 전이었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조종실에 돌아와 보니 곧 해가 지기 시작해 지평선 아래는 이미 어둠이 가득하고 그 위쪽 하늘에만 간신히 옅은 빛이 남아 있었다. 즉 나의 뒤쪽 서쪽으로 해가 이미 지평선 아래로 넘어간 상태였다.

비행기 안에선 이날 낮 시간은 채 6시간이 안 되었다.

아직 여름철 해가 긴 북반구임을 감안하면 대략 해가 12시간 동안 하늘에 떠 있을 거라고 가정할 수 있다. 이날 칵핏에서 우린 그 절반인 6시간만 해를 보았으므로 지구 자전 속도가 배로 빨라진 것과 동일한 현상이다.

즉 777로 서에서 동쪽으로 여행하면 지구 자전 속도는 하루 24시간이 아니라 12시간이 된다는 뜻이며 만약 반대방향 해가 지는 서쪽으로 비행한다면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1.5배 늘어난 38시간이 된다.

777보다 대략 두배 빠른 마하 2.0 속도의 콩코드가 영국에서 이륙해 기수를 서쪽으로 향해 목적지 뉴욕에 내리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출발할 때 만약 해가 머리 위에 있는 정오였다면 3시간 후 착륙할 때도 승객들은 뉴욕에서 그들의 머리 위에 태양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콩코드로 대서양을 횡단한 3시간은 시간이 흐르지 않고 정지한 느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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