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남자 친구

by 캡틴 제이

"나중에 우리 딸이 부모인 우리 마음에 전혀 안 드는 이상한 남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우기면 어떡하지?"
아내가 전에도 몇 번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또 한 번 이 이야기를 꺼냈다.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흥미를 잃어가던 내가

"어쪄겠어, 본인들 인생인걸, 부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결혼을 반대할 건 아니지. 반대로 부모님들은 너무 마음에 들어하는데 정작 당사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게 맞나 갈등하기도 하잖아."


아내가 나와 결혼 날짜를 잡고 마지막까지 혼자 고민했던걸 아주 나중에 부부싸움을 하다 알았다. 그 일을 두고 은근 옆구리를 쿡 찌르는 얘기였다.


이 말을 듣고는 잠시 눈을 흘겨 나를 쏘아보던 아내가


"그래 우리 아빠 당신 처음 만나보곤 너무 마음에 들어하셨지. 무슨 선비가 걸어오는 것 같았다고 하시더군. 나처럼 직접 살아보며 당신을 겪어보지 않아서 다행이야! ㅍㅎㅎㅎ"


대학 졸업식날 처음 인사드렸을 때 장인의 눈에서 나도 읽을 수 있었다. 딸의 남자 친구인 나를 보고 어쩌나 환하게 웃으시던지.


"당신이 아들이었으면 우리 아빠는 더 행복하셨을 거야."


지금 생각하니 장인과 내가 닮은 구석이 있다.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그분의 한결같이 평온한 성품이 참 좋았다.
나중에 내 딸도 장인과 나를 닮은 얼굴 하얗고 수줍음이 많은 녀석을 어디서 하나 찾아 데려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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