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인가 이탈리아 밀라노 공항을 향해 강하를 하던 중에 마운튼 웨이브(Mountain Wave)라는 강한 윈드 쉬어 (Windshear:바람의 방향이나 속도가 급히 변해 항공기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를 만났다.
'두두둑'하는 느낌과 함께 속도 계속의 트렌트 백터(Trend Vector:10초 후에 도달할 속도를 화살표 형태로 미리 보여주는 디지털 지시계)가 급하게 위로 죽 늘어나며 속도 지시계가 급히 트렌드 백터를 따라 치솟는 것이 보였다.
급히 손을 뻗어 쓰러스트 레버 옆에 튀어나와있던 스피트 브레이크 레버(이걸 당기면 날개 위의 스포일러가 모두 올라와 와류를 만들어 속도를 줄여준다)를 움켜쥐고는 아래로 '주우욱' 당겨 내렸다.
상황이 급해 결국 레버가 최대치로 당겨 내려졌음에도 속도 제한치 바로 아래 부분까지 증가한 속도는 좀처럼 속도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잠시 잠시 움찔거리는 트렌드 벡터의 화살표가 뱀의 날름거리는 뱀의 혀처럼 카핀스 코너(Coffin's Corner)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스피드 브레이크 레버를 최대치로 당겼다 다시 조심스럽게 풀기를 반복해야 했다.
마운튼 웨이브 고도를 빠져나오고 나서야 마침내 레버를 리트렉트(Retract)할 수 있었다.
밀라노 공항에 도착해 엔진을 끄고 승객들이 하기를 하고 있던 중에 주재 엔지니어가 칵핏에 올라왔다.
"하마터면 오버 스피드(Over Speed)를 칠 뻔했어요. 지금껏 만나본 윈드 쉬어 중 최악이었어요."
내 말을 듣고 있던 정비사가
"다행입니다. 어제는 유럽 쪽에서 알프스를 넘어 밀라노로 내려오던 두대의 항공기 기장들은 메이데이를 선포했어요.
그쪽은 속도가 갑자기 줄어들어 스톨에 들어갈 뻔했다네요. 비상을 선포하고 강하를 시작해서야 간신히 증속 시킬 수 있었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