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박명, CIVIL TWILIGHT' '시민 박명

by 캡틴 제이


처음 비행을 시작하고 SUN RISE, SUN SET 타임을 날짜와 위도에 따라 찾는 법을 배우면서 같이 등장해 나를 당황시킨 시민 박명. 뭐라는 거야. 아니 그냥 동이 트고 해가 지고 그러면 되지 왜 이런 개념을 만들 필요가 있던 거야. 아 몰라 몰라. 머리 아파. 당장 쓸 것 아니니깐 뒤로 빠져있어. 하면서 더 이상 파헤쳐 보고 싶지 않았던 개념이다.

그런데 어제 비행을 같이한 핀란드 출신 부기장 Yuha 때문에 다시 이 시민 박명을 소환했다.
'핀란드나 노르웨이 러시아 북부 북위 70도 이북은 지금 12월 겨울 동안에 해가 '전혀~' 뜨지 않는단다. 그렇지. 거기까진 모두 아는 내용이다. 그럼 생활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그렇게 해가 없이 밤이 지속되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이 가능한 거지? 이런 질문은 그곳에 살아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이곳 주민들은 해가 시민 박명(Civil Twilight) 상태'로 지평선 아래 6도 위에까지 올라오는 시간, (해는 딱 여기까지만 떠 올라왔다가 지평선 위로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 잠시 머물다 야속하게 다시 가라앉는다.) 하루 서너 시간 동안만 야외 활동이 가능하다. 즉 CIVIL TWILIGHT 시간에는 해가 보이지는 않지만 지구 대기층에 반사된 태양의 간접조명으로 어슴푸름하게나마 거리의 가로등을 끈 상태에서도 야외 활동이 가능하다.

그럼 어쩌다가 아침의 여명을 의미하는 영어의 다운 Dawn과 저녁의 황혼을 의미하는 Dusk를 '시빌 트윌라이트'라고 부르게 된 것일까? 사실 이 개념이 완성된 것은 불과 백 년도 안되었단다. 그만큼 아직도 사람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를 이해하려면 황혼 즉 다른 트윌라이트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1. 시빌 트윌라이트. 2. 노티컬 트윌라이트 3. 에스트로노미칼 트윌라이트.

아이고. 뭐라는 거야. 벌써 머리 아프려고 한다고 할 것 같다. 지금 떠나지 마시고 이 글은 끝까지 읽으시길.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알고 보면 뭐 대단한 것도 아니다. 한 번만 듣고 지나가면 된다. ^^

CIVIL TWILIGHT(밖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고용주들이 관심이 많다. 일을 조금이라도 더 시킬 명분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 분명하다. ^^)

스발바르와 러시아의 무르만스크 공항으로 만약에 겨울철에 다이버트(회항) 한다면 깜깜한 밤만을 만나는 것이 아닌 하루 서너 시간 동안 야외활동이 가능한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해가 지평선 아래 6도 안에 머무는 황혼의 상태. 하늘은 밝지만 아직 태양이 호라이즌 위로 얼굴을 내밀지 않은 '간접조명상태'로 보면 된다. 즉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조명 없이 아직 일이 가능한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CIVIL 시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결국, '일 시킬 수 있는'이라는 의미에 시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니... 씁쓸하다.

NAUTICAL TWILIGHT

밤하늘을 향해 육분의(Sixtant)를 들어 올려 측정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보여야 한다. 첫째, 저명한 별, 둘째 수평선. 이래야 별과 수평선 사이의 각도를 제어 엘머넥(Almanac)이라는 좌표 테이블과 비교해 현재 위치를 계산해 낼 수 있다고 몇 달 전 나의 포스팅에서 설명한 적이 있다.

밤에 수평선을 구분하려면 달이 있어야 한다. 달이 없는 완벽한 밤에는 수평선 조차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 상상해 보면 그럴 것 같다.
그럼 그 옛날 항해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식스 텐트를 사용하지 못하였던 것일까? 달 없는 밤에는 수면에 달 빛이 반사되지 않으니 수평선의 구분이 안되고 하늘의 별만 총총히 빛나니 소용이 없을 것이고, 해가 뜨면 이젠 수평선은 보이는데 태양빛에 별들이 사라지는 딜레마 속에서 선장은 고뇌하지 않았을까?

달이 없는 밤에도 수평선과 별 둘 다 보이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항해하는 사람들이 달이 없이도 수평선을 구분할 수 있는 어슴프름한 밝기다. 별은 아직 검은 하늘 속에 점점이 빛나고 있지만 동시에 수평선의 라인이 구별이 가능한 상태다. 이 상태가 가장 이상적으로 항법사가 육분의를 하늘로 들어 올려 특정한 하늘의 별과 수평선 간의 각도를 측정해서 현재 위도와 경도를 계산해 낼 수 있다. 호라이즌(수평선) 아래 12도에서 6도 사이에 해가 위치한 이 시간이 항법사들에게는 달이 없는 밤 가장 이상적으로 육분의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항법사의 황혼'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다.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쓸데없는 개념인 샘이다. ^^

달이 없는 시기에 노티컬 트윌라이트는 별과 동시에 수평선을 볼 수 있어 육분의를 사용하는 세일러들이 바쁜 시간이었다. 하지만 조명이 없이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어둡다.
항해에 사용된다는 의미에서 노티칼이다.

ASTRONOMICAL TWILIGHT
천문학자들이 별의 밝기를 연구할 때 Horizon 아래 12-18도 사이에 태양이 위치할 때 미세하나마 태양빛의 대기 중 산란으로 광도가 약한 별들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태양 빛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완벽한 밤 시간을 구분 짓기 위해 만든 개념.
별을 관측하는 천문 쟁이들만이 필요한 개념이다.

이젠 '트윌 라이트', '시민박명', '시민 황혼' 이런 개념이 왜 조종사와 항법, 항해 교육에 들어가 있는지 이제는 이해가 되실 것 같다. 남극이나 북극에 가까운 곳에서 살지 않는 한 사실 한국 같은 중위도에 사는 동안에는 실 생활에 별 의미가 없다.

어떤가? 학생들과 조종사들에게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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