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차이
“에이취!”
시원하게 기침하는 소리가 요즘도 삭당이나 공공장소에서 들리는지 모르겠다.
아마 모두들 극도로 예민하지 않을까?
조종석이라고 나오는 재채기를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 세계 다양한 인종이 섞여 일하다 보니 가끔은 깜짝 놀랄 문화적 차이를 바로 옆에서 마주한다.
식사를 마치곤 그 자리에서 치실을 끊어내어 이 사이를 하나하나 청소하던 부기장이 내가 바라보는 것을 알아채곤 정말 태연하게 치실 타래를 건네기도 하고
“같이 하실래요?”
또 어떤 이는 캐빈에 전화해 따끈하게 오븐에 덥힌 알루미늄 포장용기에 담은 아몬드를 센터 페더스틀에 두고 하나씩 집어 먹다가 문득 옆에 부기장도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집어먹기 시작하자 갑자기 정색을 하고는
“왜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남의 음식을 멋데로 먹는 거야?”라고 핀잔을 주던 이도 있었단다.
하루는 게이트에 진입하는 777을 유도하던 마셜러가 그날따라 조종사가 수신호에 빠르게 반응하지 않아 답답했던 모양이다. 신호봉 두 개를 머리 위로 교차해 정지 신호를 주고는 바로 조종사를 올려다보며 두 손가락을 벌려 자신의 눈을 가리키는 시늉을 했다. 물론 수 신호를 잘 봐달라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 사인을 본 기장이 갑자기 지상과 연결된 인터폰에 소리까지 질러대면서 몹시 화를 냈단다. 유럽 일부 국가에선 상대를 향해 검지와 중지를 펼쳐 손등을 바깥으로 보이는 행동은 심한 욕이란다.
기침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잠시 문화의 차이로 길을 벗어났다. ^^
다시 기침 얘기로 돌아가면
기침에도 문화가 있다. 특히 밀폐된 공간인 조종실이나 실내에선 재채기가 나오려 하면 바로 입을 옹 다물고 공기를 잔뜩 빨아들여 폐를 팽창시켜 일시에 폭발시키려는 본능을 버텨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면 마치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기지 않은 상태로 화살을 날리듯 재채기에 힘이 실리지 못하고 마지막엔 기껏해야 ‘쿠큭!’ 정도의 파열음 정도만 나온다.
기침을 한 사람을 향해 “Bless You!”라고 친절하게 배려하듯 말해주는 서양인들의 말속에는 어쩌면 사실은
“기침 매너 좀 지켜주세요!”라는 타박이 깔려있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