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와 오로라
“싸든 크로스, 싸든 크로스요 ~~”
어두운 칵핏 뒤에서 지금 밤하늘에 환하게 빛나던 밀키웨이(은하수)를 올려다보던 3명 중 한 명이 갑자기 내게 물었다.
처음엔 마스크를 쓰고 불까지 낮추어 어두컴컴하다 보니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바로 알아채지 못하고 두어 번 물어본 후에야 마침내 그녀가 Southern Cross(남십자성)가 저 밤하늘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묻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남십자성'
"우린 지금 북반구에 있어서 남십자성은 보이지 않아요. "
"그럼 북반구에서는 폴라리스(Polaris 북극성)만 보이고 남십자성은 전혀 볼 수 없는 건가요?"
그녀가 두 번째 이 질문을 하느라 한층 더 바싹 다가섰을 때 부기장 페르난도가 마침 핸드폰에 별자리 애플리케이션을 열어서 들이민다.
"지금 남십자성은 우리 바로 땅 밑 지구 반대쪽에 있어요. 보이죠 이거!"
페르난도가 조종실의 바닥을 향해 아이폰을 향하자 그 속에 '싸우던 크로스' 즉 '남십자성' 이 오버랩되어 보였다.
“와~~~”
"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면 별들이 아주 잘 보였던 기억이 나요. 남십자성은 지구의 어디에서나 잘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
그즈음에서 오른쪽 뒤편에서 가만히 별을 바라보던 다른 한 명이 다시 물었다.
"기장님은 지금까지 본 것 중에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UFO 그런 것도 보신 적 있으세요?"
케이프타운에서 자랐다는 가운데 크루가 참지 못하고 나의 대답을 가로챘다.
"아마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오로라)가 아닐까? 맞죠? 기장님? 노던 라이트가 제일 기억에 남지 않으세요? 전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중에 한 명이 다시
"노던 라이트가 뭐예요?".....
승객의 서비스가 끝난 뒤 갑자기 우르르 찾아와서는 제잘 제잘 기장에게 별 얘기를 물어보며 수다를 떨어주어 고마웠다.
조종실에서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