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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Jan 06. 2022

겨울 왕국 시카고

글레어 쉴드에 두껍게 물의 피막이 만들어져  

"윅 윅 윅 윅......."

정신없이 최대 속도로 와이퍼를 작동시켜야 하는 자카르타나 마닐라가 착륙중에 절정의 짜릿함을 선사한다면 

이에 반해 이륙은 뭐니 뭐니해도 겨울의 북미지역이다.

한겨울 시카고에서 폭설이 내리는 활주로를 내달리는 순간  조종사의 심장에는 아드레날린이 폭발한다.

"로테이트! Ratate!"

이제 이륙자세로 피치를 들어올리라는 부기장의 콜아웃을 들으며 자세계상 피치를 12도 가까이 먼저 들어올리며 항공기의 반응을 살핀다.  

 

"파지티브 클라임! Positive Climb!"
항공기가 확실히 지면을 떠나 상승하고 있음!

"Gear Up!"

부기장이 손을 뻗어 두툼한 보잉의 랜딩기어 레버를 잡아당겨 위로 올린다.

기어 도어가 열리며 만드는 바람소리와 거대한 쇳덩어리 기계들이 접혔다가 풀리고 다시 접히면서 수십미터 떨어진 조종실까지 그 진동과 소음을 고스란히 전달한뒤 마침내 열려있던 기어 도어가 닫히면서 고요해진다.  

이어서 화물을 가득 실어 이륙중량이 400톤 가까이 될 747-400이 상승률을 줄이며 저고도에서 피치를 10도 아래까지 낮추며 증속에 들어간다.

이륙을 위해 내려둔 플랩을 한단계 한단계 끝까지 리트렉트 한뒤에야 비로소 

"After Takeoff Checklist!"

"After Takeoff Checklist Complete!"

 
그제서야 '휴우~'

하고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으실 것이다.

그리고 부기장에게 이렇게 말하실것 같다.

"오늘은 이 두꺼운 눈 구름을 벗어날 때까지 최대 클라임 쓰러스트를 유지하자!"

지금 이 순간  논 폭풍속 

악명높은 '겨울왕국 시카고'를 이륙하실 선배 기장님의 비행안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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