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영문인지 디스페쳐가 중국 대륙을 지나 히말라야 고산 지대 상공을 가로지르는 일반적인 루트를 놔두고 며칠 전 도쿄에서 중동으로 돌아오는 길은 대만과 하이난 섬 남쪽 산야 FIR(Flight Information Region)을 지나 베트남, 태국을 통과하는 남쪽루트를 택했다.
남쪽으로 한참을 내려가 돌아가는 바람에 비행시간이 자그마치 12시간이 나왔다.
통상 도쿄를 이륙해 서쪽으로 헤딩을 돌려 운이 좋으면 포항을 통과해 항로 G585를 비스듬하게 타고 올라가 서울과 인천을 내려다보다 곧 서해를 통과해 중국으로 넘어가는 터라 플라이트 플랜이 나오기 전까지 내심 혹시나 근무 시프트가 맞으면 중간에 최 00 관제사님과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운이 없었다.
그럼에도
칵핏 조명을 아주 낮춘 뒤 밤하늘을 바라보다 한쪽 손가락 모두를 꼽을 만큼 많이 별똥별을 본 일은 아주 드문 일이었다.
한 번은 같은 방향에서 두 개의 별똥별이 거의 동시에 서로 다른 괴적으로 서로 스치듯 떨어졌다.
서로 다른 곳에서 지구의 인력에 끌려 서로 다른 각도로 접근하던 두 개의 작은 소행성?이 마침내 동일한 곳에서 동일한 시간에 엇갈리며 지구 대기와의 마찰로 아주 잠시 동시에 빛을 발하고 소멸한 것이다.
별들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저 밤하늘 천구에 점점이 박힌 2차원적 별들위로 한순간 의식적으로
끝없이 깊은 원근감을 덧 입히자,
그제야 밤하늘이 3차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Shooting Star, 별똥별’
영어나 한국어나, 어찌 이리 낭만적인 이름을 지었는지 그저 고맙다.
2021년 1월에 만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