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동네 마젤란은하(Galaxy)
남반구인 호주에 다녀오며 칵핏에 불을 최대한 낮추자 꺼멓게 어두웠던 하늘이 점점 밝아지면서 감추어 두었던 별들이 하나 둘 도드라지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북서쪽으로 헤딩 300도가량을 유지하며 호주 대륙 북쪽 끝 엘리스 스프링스 (Alis Springs)을 막 지나친 시점이었다.
약간 오른쪽 위로 작은 별무리가 보인다.
눈의 초점을 그곳에 맞추어 바라보면 오히려 그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때는 초점을 그 바깥쪽에 두고 의식적으로 주변시를 이용해 올려다보아야 한다.
이런 일은 공군에서 잘 배웠다.
인간의 야간 시력은 눈동자의 정 중앙이 아닌 그 주변의 간상세포가 훨씬 뛰어나다.
초점을 의도적으로 약간 옆으로 옮기고 바라다보니 그 별무리가 사실은 일전에 공부했던 소 마젤란은하(Magellan Galaxy) 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저 아래쪽 근방에 대 마젤란은하가 있을 텐데'
역시 그 아래에 크기는 소 마젤란은하보다 크지만 그 밝기는 조금 떨어지는 커다란 별무리가 보인다.
그때.... 캐빈에서 인터폰이 걸려왔다.
"기장님 뭐 필요한 것 없으세요?"
마침 인터폰을 걸어온 한국인 승무원에게
"나는... 지금 당신이 필요하오!"
다행히 오해하지 않고 잠시 키득거리던 그녀가 단번에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는 한걸음에 칵핏에 들어왔다.
어둑한 그곳에서 나의 별 이야기가 이어졌다.
"저기 저기 보이는 뿌연 것이 실은 은하예요. 은하!
사람들이 지구에서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은하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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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