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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Jan 08. 2022

순항 중에 기내 여압이 갑자기 낮아지면 벌어지는 일

급격 기압강하

펑!

순간 객실 내에 하얀 안개 같은 것이 생겼다 바로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압력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지 못한 귓속 고막이 팽팽하게 밀려 나오자

현기증을 느낀 듯 일부 승객들이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보인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놀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먼저 터져 나왔다.

동시에 그들을 태운 항공기가 갑작스럽게 피치를 낮추자 객실에서는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순간 몸이 공중에 붕 떠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다급한 기장방송이 흘러나왔다.

“This is the Captain, Descent Descent!”

승무원들이 아직 영문을 모르고 미쳐 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서 있던 승객들을 향해 거칠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그들의 얼굴에 웃음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

“Go back to your seat NOW, GO back to your seat!”

동시에 굉음을 내며 일제히 승객들의 머리 위로 산소마스크들이 우르르 떨어져 내리더니 이네 미친 듯 흔들리기 시작한다.

“두두두둑…”

앉아 있던 좌석을 통해 승객들에게 마치 비포장길에 접어든 버스처럼 거칠게 동체의 날 선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이제 여기저기서 여자 승객들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Wear your mask! Wear your mask!, Go Back to your seat! Sir! Get Back to your Seat Now!”

당신이 지금 이곳에 승객이라면

이제 눈앞에 내려온 노란 마스크를 당겨 코와 입에 가져다 대고 고무줄 밴드를 머리 뒤로 쓰고 마지막으로 한번 줄을 팽팽히 당겨 산소발생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하자.

여기까지다.  

이제 안전하다. 아무도 죽지 않는다. 비상은 여기까지다.

기장이 생각하는 위급한 순간은 딱 여기까지다.

압력 변화로 느끼는 귀의 불편함은 곧 사라진다.

지금 기체에 전해지는 이 요란한 진동은 기체 한 부분이 부서져 떨어져 나가서가 아니다

신속히 강하하려고 기장이 조금 전 날개 위의 스포일러를 모두 바짝 일으켜 세워둔 탓에 발생하는 난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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