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검증하라!

by 캡틴 제이


종종 장거리 비행에서는 중간에 교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종사가 추가된다. 그런데 이 추가된 동료 기장이 평가관이나 Auditor자격을 가진이라면 부담스럽다.


그저 도움을 주는 동료가 아닌 '평가 아닌 평가'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실제 이들과의 그 '비공식적인 평가'가 입을 통해 기록 아닌 기록으로 남아 이후 경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전 근무하던 항공사에서 나는 훌륭한 선임 기장님들과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 '좋은 조종사가 되기 위한 자세'에 대해 한분 한분으로부터 소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너의 수준과 능력을 주기적으로 검증해라!"였다.


마치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처럼 들린다.


초기 기종전환 훈련을 마치고 정기평가를 통과하고 기장이 되고 조종사들도 어느덧 자기만의 프러시저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 틀 안에서 비행을 한다. 늘 쓰던 방식으로 강하를 하고 늘 쓰던 방식으로 비행 전 칵핏의 계기를 확인한다.


특별히 실수가 나오지 않는 한 자신의 비행이 안전하다는 단호한 믿음을 갖는다.


“일부러라도 부기장이나 기장, 평가관들에게 솔직한 '평'을 부탁해야 해!”


며칠 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돌아오던 날 옵저버 시트에는 평가관 자격의 영국인 기장이 앉아 있었다.


처음엔 FMS에 접근을 선택하며 평범하게 'ILS'를 눌러 셋업을 마쳤다. 그러자 조금 있다가 내 속에서 작은 소리가 들린다.


"왜 나약하게 굴어! 평상 시라면 RNAV 접근을 했을 거잖아. 왜 평가관이 뒤에 탔다고 다르게 비행을 하려고 하는 거야?"


이 소리가 들리자 바로 생각을 바꿨다.


"오늘 RNAV 접근하자."


접근을 시작하며 이미 들어와 있는 두 명의 동료 기장을 돌아보면서 한쪽 눈을 감아 찡긋 윙크까지 하면서


"오늘 RNAV 접근할 거야! 우리 정기 평가하는 거야!"


(이곳에서 매년 하는 정기평가에서 비정밀 RNAV 접근이 필수항목이다.)


내 안에 스스로를 검증하려는 '좋은 조종사의 자세'를 일찍이 심어주신 선배 기장님들의 가르침에 감사한다.


이제 어느덧 내가 그분들의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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