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장님의 거울입니다.

by 캡틴 제이


"저는 기장님의 거울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한 시간 반의 휴식시간도 다 채우기 전에 돌아와 조종실에 몇 번을 인터폰을 하며 챙기는 모습에 내가 매번 건네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그냥 맹숭하게 들릴까 못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칵핏 도어를 닫고 나가는 사무장의 뒤를 따라 나섰다.


"You have Control! 지금부터 자네가 비행하게!"


풀어두었던 넥타이를 매고 마스크를 다시 고쳐 쓰고 조종실 밖으로 나왔다.


하얀 방호복에 마스크 안면보호대까지 꽁꽁 싸맨 크루들이 보인다.


다가가 사무장 '수밋' 앞에 섰다.


기장이 밖으로 나와 그들 앞에 다가서자


"스트레칭하시게요?"라고 바로 물어온다.


"네. 스트레칭할 시간이네요."


그리고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했다.


"수밋,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이 말을 꼭 앞에서 하고 싶었어요."


이 말을 들은 그가 꺼낸 첫마디가


"저는 기장님의 거울입니다."


사무장 수밋은 캐빈 브리핑에 앞서 자신이 왜 조종사들이 브리핑 중인 옆방에 들려 인사를 건네었는지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떤 기장님들은 제가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걸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렇지만 전 늘 그렇게 해요. 왜냐하면 이렇게 표현해야 조종사들이 저 수밋이 자신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아시니까요. 종종 비행이 끝날 즘 제게 다가와 기장님처럼 인사를 건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의 진심이 전해져서 다행입니다. 어느날은 사과를 하시는 분도 있어요. 처음에 오해를 하고 무례하게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입니다. 이런 분들은 제가 인사를 하러 들어왔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주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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