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 동"
저녁 6시에 가까운 시간에 누군가 아래층 차고 벨을 눌렀다.
특별히 찾아올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습관처럼 서둘러 계단을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라지로 난 문에는 불투명 시트지를 붙인 유리창이 위쪽으로 달려있어 사람이 바로 앞에 와 있으면 실루엣이 비친다.
"아이들이다. 그것도 한 명은 키가 유리창 밑부분에도 미치지 않는 꼬마다."
창문에 비친 실루엣을 본 내 얼굴에는 벌써 미소가 한가득 번지고 있었다.
종종 동네 꼬마들이 무작정 초인종을 누르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조악한? 엽서나 물건들을 팔러 오곤 한다.
문을 열자 맨 앞에는 4살 즈음되었을까 엄마가 어렵게 머리를 뒤로 따준 여자 아이와 그 양옆으로 이제 8살 즈음되었을 언니 둘이 손에 소꿉놀이에 쓸만한 알록달록한 물건들을 한가득 들고 서 있다.
"하이~~~ 저희가.... 물건을 팔고 있거든요. 손목 밴드하고 이거...."
색깔이 알록달록한 액체가 동그란 모양의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겨있다.
이미 내 마음은 이야기를 듣기도 전부터 나에겐 아무 소용이 없을 이 장난감들을 사주고 싶어 안달이다.
"이건 모오야~~? 젤리 같은데 먹는 거야??"
"아뇨. 아뇨. 이건 그냥 손으로 가지고 노는 건데요. "
그러면서 왼쪽에 서 있던 여자 아이가 그 작은 손을 오몰락 조몰락 하는 흉내를 낸다.
녀석의 손목에는 고무 밴드 같은 것도 잔뜩 걸려 있다.
"그건 뭐지? 밴드야?"
"네. 고무 밴든데요. 이건 3 디람, 젤리는 5 디람이에요"
우리 돈으로 5 디람은 2000원 정도다.
"그럼 젤리 두 개만 살게. 잠시 기다려. 올라가서 돈 가져올 테니까.."
이 모든 과정을 제일 키가 작은 막내가 바닥에서 눈만 동그랗게 뜨고는 올려다본다.
유난히 습기가 높았던 오늘 저녁 두바이의 온도는 여전히 42도 언저리다. 녀석들의 콧가에는 땀방울들이 송글 송글 맺혀있다.
"그런데 너희들 이 돈 모아서 모오~ 할 건데에??"
"우리 이 돈으로 브ㅡ이 알 살 거예요."
이러면서 그 작은 두 손을 네모나게 오므려서 양 눈앞에 가져다 댄다.
젤리 두통을 건네주면서 한 아이가 내게
"이거 드시면 안 돼요. 아셨죠?"
"난 먹을 거야!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