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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Jul 14. 2021

동네 꼬마들

"딩~~ 동"

저녁 6시에 가까운 시간에 누군가 아래층 차고 벨을 눌렀다.

특별히 찾아올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습관처럼 서둘러 계단을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라지로  문에는 불투명 시트지를 붙인 유리창이 위쪽으로 달려있어 사람이 바로 앞에  있으면 실루엣이 비친다.

"아이들이다. 그것도 한 명은 키가 유리창 밑부분에도 미치지 않는 꼬마다."

창문에 비친 실루엣을   얼굴에는 벌써 미소가 한가득 번지고 있었다.

종종 동네 꼬마들이 무작정 초인종을 누르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조악한? 엽서나 물건들을 팔러 오곤 한다.   

문을 열자  앞에는 4살 즈음되었을까 엄마가 어렵게 머리를 뒤로 따준 여자 아이와  양옆으로 이제 8살 즈음되었을 언니 둘이 손에 소꿉놀이에 쓸만한 알록달록한 물건들을 한가득 들고  있다.

"하이~~~ 저희가.... 물건을 팔고 있거든요. 손목 밴드하고 이거...."

색깔이 알록달록한 액체가 동그란 모양의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겨있다.

이미  마음은 이야기를 듣기도 전부터 나에겐 아무 소용이 없을  장난감들을 사주고 싶어 안달이다.

"이건 모오야~~? 젤리 같은데 먹는 거야??"
"아뇨. 아뇨. 이건 그냥 손으로 가지고 노는 건데요. "
그러면서 왼쪽에  있던 여자 아이가  작은 손을 오몰락 조몰락 하는 흉내를 낸다.

녀석의 손목에는 고무 밴드 같은 것도 잔뜩 걸려 있다.

"그건 뭐지? 밴드야?"
". 고무 밴든데요. 이건 3 디람, 젤리는 5 디람이에요"

우리 돈으로 5 디람은 2000 정도다.

"그럼 젤리 두 개만 살게. 잠시 기다려. 올라가서  가져올 테니까.."

 모든 과정을 제일 키가 작은 막내가 바닥에서 눈만 동그랗게 뜨고는 올려다본다. 

유난히 습기가 높았던 오늘 저녁 두바이의 온도는 여전히 42 언저리다. 녀석들의 콧가에는 땀방울들이 송글 송글 맺혀있다.

"그런데 너희들   모아서 모오~ 할 건데에??"

"우리  돈으로 브ㅡ이  살 거예요."

이러면서  작은 두 손을 네모나게 오므려서  눈앞에 가져다 댄다.

젤리 두통을 건네주면서  아이가 내게

"이거 드시면 안 돼요. 아셨죠?"  

" 먹을 거야!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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