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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두줄이여? 한줄이여?

"두 줄이여~~? 한 줄이여~~?" (충청도 사투리)

방금 김포공항에 착륙한 747 점보기의 노기장이 부기장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부기장은 눈이 덮여 분간하기 힘든 활주로 바닥을 심란한 듯 내려 보다가,  

"두 줄입니다. 기장님!"


"그럼 그거 아니여 ~~~, 한 줄을 찾아부아~~~!" ^^


이날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폭설로 바뀌고 오후부터는 급기야 인천공항에 도착하던 국제선 항공기들이 제설작업으로 착륙이 지연되자 연료 부족으로 김포공항으로 회항하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레 착륙한 김포공항의 상황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제설작업이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계속 퍼붓고 있는 폭설로 인해 어디가 택시 웨이이고 어디가 풀밭인지 이젠 구별이 불분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 방금 착륙한 점보 부기장이 활주로를 개방할 위치를 찾다가,


바닥에 살짝 드러난 노란색 마킹을 찾아낸 뒤 흥분해서는,


"TAXIWAY CENTERLINE INSIGHT!" (택시 웨이 중앙선 발견!)


이 반가운 소리에도 무언가 미심쩍은 듯, 이제 60에 가까운 노기장은 침침한 눈으로 흘낏 개방할 쪽을 바라보고는


"두 줄이여~~? 한 줄이여~~?"


"아~~ 두 줄입니다. 기장님'"


"그럼 그거 아~녀~~!, 택시 웨이 센터라인은 한 줄이여~!."


그제야 부기장이 좌우로 눈을 돌려 눈에 덮인 노면에서 한 줄 노란색 라인을 마침내 찾아내고는


"찾았습니다. 기장님. 한 줄 노란색 택시 웨이 센터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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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있었던 ‘실화’입니다. 기장님도 충청도 분 맞습니다. ^^


평상시에 활주로와 택시 웨이의 센터라인 마킹과 EDGE 마킹을 구별 못 할 조종사는 없습니다. 택시 웨이 EDGE의 빛나는 파란 등도 있으니 실수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겨울철 폭설이 내려 제설작업이 중간중간 이루어진 활주로와 택시 웨이의 상황은 전혀 다른 환경입니다.


거기에 더해 평상시에 익숙한 공항이 아니라면 실수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제설차가 밀어낸 눈이 쌓여 활주로 라이트와 택시 웨이 라이트가 파묻혀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바닥의 마킹도 구분이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 착륙 후 활주로를 개방하다가 포장면을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때 중요한 질문이 바로,


"두 줄이야, 한 줄이야?"


활주로와 택시 웨이 마킹에서 두줄은 넘어가면 '책임질 일'이 생기는 선입니다.


더불 데이트, 더블 라인 모두 넘지 말아야 할 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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