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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Follow Me?

FOLLOW ME(항공기를 지상에서 유도하는 차량)와 관련된 이야기들

이야기 하나

김해공항은 기본적으로 군 공항입니다. 군 공항에 민항이 입출항하는 군민 합동 운영 공항입니다. 공군 소유이며 관제권도 공군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두 개의 평행 활주로가 있는데, 지반이 약한 매립지에 건설되어 지반침하가 늘 문제가 되어 수시로 보수공사가 필요합니다.


보수공사가 진행 중일 때는 둘 중 한쪽 활주로 전체를 차단하고 일부 택시 웨이를 그때그때 공사의 진척에 따라 오픈하는 식으로 자세한 상황은 조종사에게 NOTAM(NOTICE TO AIRMEN) 시스템을 이용해 전파됩니다.


제가 김해에서 군 복무 중이던 어느 날 대한항공의 A300이 즐거운 추억을 하나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항공기의 기장은 외국인이었고 부기장도 신참 한국인으로 둘 다 김해공항에 익숙지 않았습니다.


항공기가 착륙 후에 공사가 진행 중인 활주로와 택시 웨이에서 갑자기 관제사의 다소 복잡한 택시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멈추어 서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당황한 신참 부기장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타워에서는 FOLLOW ME CAR를 보내 유도를 시도했습니다.


"KOREAN AIR 000 FOLLOW FOLOW ME!"
팔로우 미를 따라가세요!


이렇게 훈훈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일단 보였습니다.


그런데 메인 택시 웨이(민 항주 기장으로 곧장 연결됨)에 다다른 FOLLOW ME가 이제는 조종사들이 상황 파악이 되었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공군 운항실 앞 주기장을 지나면서 이제 자신은 돌아갈 테니 직진하시라는 손짓을 하고는 운항실로 차를 돌렸습니다.


이경우, 대부분 혼돈을 방지하기 위해 FOLLOW ME 운전자는 빠른 속도로 도망치듯 자리를 이탈합니다.


여기서 모두가 입이 딱 벌어질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렇게 운항실로 돌아오는 FOLLOW ME를 민항기가 그대로 졸졸 쫓아와 군 주기 장안으로 들어선 겁니다. ‘두둥~~’ ㅋㅋㅋ


마치 “엄마, 나 이제 어디로 가~~~~”라고 하듯이 ㅋㅋㅋ


순간 관제사나 팔로우미나 조종사 모두 멘붕 상태 ㅋㅋㅋ


결국은 파란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 A300항공기가 군 주기 장안에서 마치 덩치 큰 젖먹이 어린아이가 콩알만큼 작은 노란색 FOLLOW ME를 따라 한 바퀴 크게 다시 돌아서 민항 주기장 코앞에까지 ‘졸졸졸’ 따라간 후에야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여기가 네 집이야. 다시 따라오지 마라! “ ㅋㅋㅋ


이야기 둘


지금은 사라졌지만 , 예전엔 ZERO FLIGHT라고 기종 전환 훈련 중에 실 비행기를 가지고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에서 이착륙 훈련을 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에서도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해 아주 오래전에 중국의 천진 공항에서 이착륙 훈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천진 공항은 그 당시 지방의 소형공항으로 트래픽도 별로 없었기에 가능했고 회사에서도 공항에 돈을 지불하고 훈련을 진행했을 겁니다.


아마도 훈련을 위해 빈 민항기가 이 공항에 처음 착륙한 날에 벌어진 일인 것 같습니다.


예전 중국 공항은 무조건 착륙 후에 FOLLOW ME를 따라서 택시를 하여야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중국 관제사가 착륙해 활주로를 개방하는 항공기에 잠시 FOLLOW ME가 올 때까지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FOLLOW ME가 보이지 않자 조급해진 조종사는 다시 재차 확인하였지만 그때마다 지금 가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대답만 반복될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기다리기를 한 10분 정도 후에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자전거를 탄 중국 군인. 역시 ‘두둥~’
조종사들이 갑자기 그들 앞에 등장한 자전거를 보고 ‘ 넌 뭐니’라고 생각할 때,


그가 오던 길로 자전거를 돌려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등을 돌렸습니다. 그때 그의 등 뒤에 붙어 있는 팻말


‘FOLLOW ME’ 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는 두바이 에어쇼에서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던 람보르기니 FOLLOW ME의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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