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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Feb 27. 2022

정신 산만하던 어느 기장님

조종사가 알려주는 영어 이디엄


There is a method to his madness. 


이전 회사에서 Auditor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하루는 라인 오딧을 다녀온 외국인 기장중 한분이  그가 발견한 Finding을 보드 미팅에 주제로 올릴 수 있을지 내게 조언을 구했다. 


외국인 오디터들은 종종 내게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의견을 구하곤 했는데 이날 발견한 내용은 특히 더 독특했다. 


어느 규정과 절차를 딱히 어긴 것은 아닌데 비행안전을 위해 추천할 만한 조작은 아닌 그런 사항이었다. 


한마디로 비행 내내 기장이 몹시 산만해 보이더라는 것이다. 


안경을 벗어 센터 페데스털에 내려놓기도 하고 볼펜도 볼펜꽂이가 아닌 계기판 어디 사이에 밀어 넣어두고 그런 식이더란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너무도 산만해 보여서 비행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확신을 했는데 비행이 진행되는 동안 가만히 뒤에서 바라보니 그의 행동에 놀라운 '일관성'이 있더란다. 


안경은 꼭 그 자리에만 벗어두고, 볼펜도 정해진 한 곳에 일관된 각도로 내려 두더란다. 


그래서 언뜻 아주 산만해 보였던 그 기장의 행동은 수정이 필요한 Non Compliance로 보지 않는 것으로 서로 이야기를 마쳤다.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 영어 이디엄이 


There is a method to his madness. 


언뜻 보기에 엉터리 같은데 그 안에 질서를 가지고 있던 어느 기장님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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