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가 알려주는 영어 이디엄
조종사가 알려주는 영어 이디엄 3
"야 김중위!, L 중위 어떻게 됐어?"
"내려올 때가 되었는데, 늦어지네. 아직 안 내렸어."
이들의 동료 L 중위가 대대장과 불시 체크에 올라간 아침이었다.
공군의 비행훈련에는 중간, 중간 평가가 있지만 특별한 경우에 대대장의 불시 체크가 계획된다. 이번 경우는 조금 특이했다.
담당 교관이 청한 불시 체크였다.
담당 교관 C 소령과 L 중위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서로 스타일이 너무 달랐다. 비행훈련이 진행되면서 거의 매일같이 브리핑실에서 빠따 치는 날이 이어졌고 결국에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라는 소리가 들렸다.
교관 C 소령의 눈에는 L 중위가 전투조종사 깜이 아닌 것이 확실했다.
이즘 몰아붙였으면 포기할 만도 한데 매번 평가를 통과하고 아직도 훈련에 남아있는 L중위와 그 전날 훈련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교관이 결국 또다시 폭발했다.
이번엔 대대장이 나섰다.
그렇게 해서 전날 갑자기 잡힌 불시 평가였다.
만약 이 비행에서 학생 L 중위가 대대장의 마음을 사지 못한다면 결과는 도태였다.
동료 학생들은 물론 사정을 알고 있는 다른 교관들도 이 비행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대대장과 L중위가 탔던 036대대의 T-37이 착륙하고 조종사들이 대대 작전계로 걸어 들어왔다.
작전계쪽에서 쩌렁쩌렁한 대대장의 호탕한 목소리가 들린다.
작전장교가 대대장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대대장님, L중위는 그럼 어떻게 할까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야~~~, L중위 비행 자알 한다야! 에이스야. 계속 비행 넣어!"
대대장이 착륙해 들어와 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었던 이날 불시 평가비행에 영어 이디엄,
아직 비행 중이야. 결과는 아직 몰라 그런 뜻이다.
이젠 꼭 비행뿐만 아니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디엄이다.
악연이었던 학생과 교관 이 둘은 현재 같은 항공사에서 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