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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Mar 08. 2022

절 두고 가지 말아 주세요.

콜롬보 공항은 크루들에게 악명이 높다.
엑스레이를 3번이나 통과해야 하고 이리저리 몸수색에  그리 절차가 복잡한지 마스크까지  크루들이 출발하기도 전에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급기야 막내 중 한 명이 갑자기 얼굴이 하얘져서는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급히 근처 이미그레이션 사무실로 그녀를 옮기고 소파에 눕힌   상태를 살폈다.

이마에 손등을 가져다 데보니 다행히 열은 없고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였지만 기장 입장에선 상황이 부담스러웠다.

"내가 지점에 연락해 하루  머물고   있도록 조치를 할게요. 걱정 말고 하루  쉬다 와요."

 말에 누워있던 그녀가 벌떡 일어나려 한다.

"안돼요. 기장님 이곳에  혼자 두고 가지 말아 주세요. 제발요."

다행히 잠시  기력을 회복한 그녀는 우리와 같이 비행할  있었다.

비행 중에도 걱정이 되어 사무장에게 물어보니 이젠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단다.

비행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그녀를 찾았다.

*베로니카 어딨죠?"
"여기요! 기장님.  이제 멀쩡해요."

버스의  뒷좌석에서 그녀가 수줍게  손을 들었다.

종잇장처럼 하얗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이젠 웃는 얼굴에 생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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