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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06. 2022

햄버거를 주문하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옆 크루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10시 무렵이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출발해 약 10시간이 지난 시점이라 부기장 페르난도와 난 둘 모두 허기 진 상태였다.


리셉션 옆 바에 들려 햄버거와 샐러드 콜라를 주문하면서

패티는 웰던으로 익혀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스테이크는 미디엄 웰 정도를 선호하지만 햄버거라면 촉촉하지만 속까지 잘 익히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잠시 후 도착한 커다란 햄버거에 늘상 좀 어울리지 않게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접시 위에서 칼집을 내려 슥슥 잘라내는데 패티에서 핏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리는 게 보인다.  


"흠....."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그 속은 마치 스테이크로 치면  레어 정도로 전혀 익지 않았다.


손을 들어 직원을 부르자 다행히 바로 달려온다.


우린 아직 하얀 와이셔츠에 금빛 견장과 윙을 주렁주렁 매단 조종복 차림이었다. 그래서 눈에 바로 뜨였던 모양이다.


패티를 벌려 그 속을 보여주며


"난 윌던을 주문했는데~

It's blee~~~~ ding!"


"얘.... 있잖아. 출혈이 시임~해~~ "

정도의 너스레였다.


이게 재밌었나 보다.


이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직원이 깔깔대며 웃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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