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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당신이 잠든 사이 우리의 공군은..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우리의 대한민국 공군은....

[아래의 글은 이미 인터넷의 위키피디아와 유용원의 군사정보 등에 올라와 있는 수준의 정보와 지명 부대명 및 부대 업무를 고려해 작성되었음을 먼저 밝힙니다.]

공군 TACC(한국 전술항공통제본부)-오산  

지하 수십 미터 아래에, 그 두께가 거의 1m에 육박하는 육중한 3중 IRON DOOR를 통과해야 도착할 수 있고, 북한의 핵 공격 시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한민국 공군의 심장, 이곳에는 한국과 미 공군이 같이 근무를 한다. 그중 심장 중에 심장은 한꺼번에 수백 명의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거대한 크기의 중앙 통제실이다. 이 안에는 좌우 폭과 높이가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중앙 레이더 스크린이 이곳에 처음 들어서는 모든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중국 상공에 비행 중인 깨알같이 많은 항적들이 실시간으로 추적 모니터 되고 필요하면 전술 조치가 시행되는 곳이다.


휴전선 인근에서 만약에 있을 수 있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공중 및 지상 비상대기 전력(ALERT)에 대한 통제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20년도 더 된 어느 날 아침, 그날 아침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전술 항공기 운영이 톱니바퀴처럼 이루어지던 그때 일순간 정적을 깨는 'PAGING'.


"00 DO(DUTY OFFICER;통제장교)입니다. 곡산 이륙 MIG 21 추정 항적 '관심 항적 선포'. MIG 21 추적 항적 '관심 항적 선포' "


모두가 순간 얼어붙은 듯 일부는 전화 수화기를 귀에 댄 체


"아~ 잠시,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여기 상황이~~"


중앙 전광판에 시현된 레이더 영상에 모든 요원의 시선이 일순간 집중된다.


빨갛게 두 개의 점으로 시현된 레이더 영상이 그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엄청난 길이의 꼬리를 끌면서(속도에 따라 항적의 꼬리 크기가 다름) 유성처럼 북에서 남으로 고속비행 중인 것이 한눈에 보인다.


이어서 이어지는 00 DO의 다급한 PAGING


"00DO입니다. 곡산 이륙 항적 속도 마하 2.0 HIGH TAL(일차 전술조치선) 통과 30초 전! 초계 중인 F16 2기 긴급 임무전환 발령! 긴급 임무전환 발령! 현재 북상 중입니다."


이어지는 일사불란한 각 DUTY OFFICER들의 대응 PAGING이 마치 수십 번도 더 연습해 본 것처럼 거의 수초 간격으로 이어졌다.


"00 DO입니다. 00 기지 호크 포대 00시 00분 현재 00 발령! 항적 추적 중"


다시 이어지는 00 DO의 가볍게 떨리고 있지만, 여전히 훌륭히 결의에 찬 목소리


"00 기지 5분 대기 F-16 00시 00분 현재 스크램블 발령! 00시 00분 현재 F-16 스크램블 발령!"


ALERT ROOM에서 튀어 나가 이글루 속 이미 데워진 F-16을 향해 달려 나가는 조종사들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이후 이어지는 서늘한 PAGING
"MIG 21 HIGH TAL(전술 조치선) 통과 20초 전!... 10초 전! 5,4,3,... HTAL 통과 TIME 00시 00!. 현 시간부로 0000을 발령합니다! "


"현재 MIG 21 속도 마하 2.0 헤딩 180 LOW TAL(휴전선 바로 위의 전술조치선:이곳을 통과하면 불과 수십 초면 휴전선을 통과하게 된다.)까지 남은 시간 20초, 10초......"


통제실의 요원들 모두가 침 넘기는 소리마저도 들릴 것 같은 정적 속에서 장내의 PAGING만이 이어지고 있었다.


전방 레이더에서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긴 꼬리의 MIG 21과 이에 대응해 서해에서 기수를 돌려 정면으로 북으로 AFTER BURNER를 켜고 요격하기 위해 달려 들어가는 2기의 F-16이 그만큼 긴 꼬리를 달고 HEAD ON 되는 공중 교전 직전 상황이 레이더 영상으로 실시간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지금 요격기 조종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장은 어떤 것을 달고 있을까?...... 온갖 생각이 그 짧은 순간에 머리를 스친다.


북의 MIG-21과 남의 F-16이 서로의 미사일 LOCK ON 거리에 도달하기까지 불과 십여 초를 남겨두고 접근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일순간 COUNT DOWN이 중단되었다.


"MIG-21 전술조치선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현재 헤딩 090 마하 1.5"


그제야 긴장 속에 가두어 두었던 폐부속 공기를 길게 신음하듯 내뱉는 “하아~~~~~” 하는 안도의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미 레이더에도 확연히 속도가 줄어든 MIG 21이 기수를 동쪽으로 돌려 LOW TAL 전술조치선 인근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PAGING


"요격 중인 F-16 00. HARD RIGHT! HARD RIGHT! 이탈합니다. "
F-16도 마하 2.0을 육박하는 속도에서 급격히 꼬리를 줄이면서 남쪽으로 이탈하고 있었다.


"00시 00분 현재 00 상황 해제! 00시 00분 현재 00 상황 상황 해제!"


이어서 한참을 다시 이어지는 호크 방공포대를 포함한 각 DO들의 상황 해제 PAGING이 귓가를 울린다.


약 5분 사이에 벌어진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또 한 번의 북한 공군의 위협 비행이 끝났다.


미처 끝내지 못하고 아직까지 들고만 있던 전술 핫라인에, 그제야 정신이 돌아와서는


"아~~ 아직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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