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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오른눈 잡이? 오른눈 주시?

저는 ‘오른눈 잡이’입니다.
Eye Dominance (중심이 되는 눈)

우리 인간은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개 중 하나가 중심 눈이 된다고 하는군요. 이를 ‘왼손잡이’ ‘오른손잡이’와 같이 ‘왼눈 잡이’, ‘오른눈 잡이’라고 표현해 봅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2/3의 인류는 오른쪽 눈이 그리고 나머지 1/3 왼쪽 눈이 중심 눈이 됩니다. 그리고 약간의 사람에게 양 눈 잡이가 발견됩니다.


제가 이 현상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공군에서 CN235 정조종사(기장) 승급을 할 때 겪은 일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부조종사는 칵핏의 오른쪽 좌석에 그리고 기장은 좌측 좌석에 앉아서 업무를 수행합니다. 우선은 왜 모든 비행기에 기장석은 왼쪽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요.


그 답을 찾던 중 오늘의 주제인 ‘중심이 되는 눈’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 이론이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기장 때 저의 착륙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장이 되고 나서도 이 정도라면 문제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들쭉 날쭉한 '감에 마음 편치 않더군요.


그런데 기장승급을 들어간 지 불과 몇 소티만에 착륙 때 플레어가 훨씬 수월해진 느낌이 들더군요. 그저 달라진 것은 우측 석에서 좌측 석으로 옮긴 것뿐인데요.


공군을 제대하고 민항에 나와 저는 13년간을 부기장으로 다시 오른쪽에서 착륙하였습니다. 대부분 착륙은 만족스러웠지만, 왠지 완벽하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777 기장승급에 들어가 좌측 석에서 착륙을 해보고는 바로


"그래, 바로 이 느낌이야!"


바로 착륙의 감이 오더군요.


바로 제가 오른눈 잡이이기 때문입니다. 오른눈 잡이인 사람은 좌측석에 앉았을 때 우측 석보다 항공기의 Lateral 중앙에 더 가까워서 훨씬 정밀한 공간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반드시 오른눈 잡이 왼눈 잡이와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현상은 한쪽 눈을 사용해 경기를 진행하는 양궁이나 다트 선수의 경우 두드러지게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혹시 우측 석에서 착륙의 ‘감’이 잘 안 느껴지나요?


기장이 되어 좌측 석으로 옮기면 해결될 문제일 겁니다. 저처럼 오른눈 잡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희망을 가지세요. ㅋㅋ


p.s. 아래 댓글에 최재문 님이 올려주신 유튜브에 미 육군 아파치 조종사가 이문제로 힘들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꼭 시청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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