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들어가 봐도 대충은 안다. 화려하고 정교하고 으리으리하겠지.
도시든 마을이든, 유럽의 어딜가나 관광명소 1번은 몇 백 년 전에 세워졌다는 성당(교회) 건물이다.
어쩌다 하나라면 말도 안 한다. 작은 마을 단위로 촘촘히 세워져 있는 그 으리으리한 교회 건축물들을 보며 우와! 하는 감탄사 대신, 나에게는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대량생산을 꿈도 못 꾸던 중세시대에 저 많은 물자들을 대체 어디에서 구해다가 어떤 인력으로 수많은 교회들을 짓고 꾸몄을까?
그리고
성당이나 교회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화려한 아름다움을 추구했을까?
어쩌면 그 시대의 삶이 가난하고 칙칙해서, 그럴수록 성당만은 화려하고 정교하고 으리으리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성당의 문을 들어서면 칙칙한 현실에서 벗어나 천국 같은 거룩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져야 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천국의 모델하우스 같은 것 말이다.
‘여러분의 미래에는 이렇게 편안하고 아름답고 환상적인 삶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것이 중세의 신앙심을 생성하고 자극하고 유지하게 해 준 중요한 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세기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편안하고 아름다운 생활환경을 누리고 있고, 그렇다 보니 성당이나 교회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잘 먹히지 않는 것 같다. 이 시대의 교회 건축에서는 대규모의 집회가 가능한 '기능성'이 먼저 고려되는 듯하다.
천국의 모델하우스로 같은 교회의 시대는 지나갔다.
유럽의 교회들이 공연장이나 전시장, 심시어 푸드코트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실제로 보고 나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신앙으로 만들어진 그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며 정교한 조각이며, 거룩하게 드높은 천정 벽화는 ‘투머치’ ‘노땡큐’로 퇴색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100년 뒤에 교회 건축에는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그것을 예측할 수 있으면 지금 이 시대의 교회는 과연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실제로 이번 여행에서도 꽤 많은 교회 건물에 들어가 보았지만 기가막히게 멋진 모든 것들이 뒤섞여 버렸다. 다만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하나의 장면을 꼽으라면 독일 뉘른베르그 '성 로렌츠 교회'에서 본 촛불 자리(?)이다. 처음 보는 형태였다. 기도하며 켠 초를 자리에 놓으려면 바닥에 무릎을 꿇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요하고 소박했다. 촛불이 나란히 줄 서 있지 않아서 더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