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외국어 잘하나 봐요

by 김호양이

혼자 유럽여행을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 중 열의 일곱은 이런 말을 한다.

외국어 잘하나 봐요?

절대로, 절대로 그렇지 않다.

다만, 나는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이다.

나는 표현할 테니 네가 알아들으려면 알아듣고 모르면 할 수 없고...

내가 너의 말을 알아듣기 원한다면 쉬운 말로 천천히 여러 번 전달해야 할 거야.

답답하지? 어쩌겠어?

... 이런 식이다.


중요한 사실은, 언어능력이 신통치 않아도 여행에는 별 지장이 없는 새 시대가 활짝 펼쳐져 있음을 이번 여행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게 다 뾰족한 대가도 없이 무한한 지식과 정보와 경험과 위로를 나에게 나누어 주는 인터넷! 인터넷 덕분이다.

다음을 보면 이해가 될 거다.


(외국어 회화) 여행 편


1. (길에서) 이곳에 가는 길을 알려주시겠습니까?

2. (시장에서) 이것은 얼마입니까?

3. (식당에서) 여기요! 핫도그 두 개와 맥주 두 잔 주세요

30.jpg 독일 뉘른베르그의 맥주집에서 현지 친구와 함께



(답)

1........

(구글맵을 검색하면 사람보다 더 친절하게 알려준다.)

2.......

(가격표에 다 쓰여 있다. 가격표가 없는 것은 바가지의 위험이 있으니 관심 갖지 않는 게 좋다.)

3. Excuse me...

(그렇게 부른 뒤 메뉴판에 쓰여 있는 번호나 음식 사진을 메모해 놓았다가 그대로 전달한다.)

4. 추가 (호텔에서).....

(호텔 프런트데스크와 만날 일도 별로 없다.

요즘의 추세는 비대면 방식. 호텔에서 메시지를 보내 출입구 비밀번호와 방 번호, 문 여는 법, 주의 사항 등을 다 알려준다. 외국어로 들어온 텍스트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로 변환해서 보면 된다.)


단, 흥정을 할 때, 시비가 붙었을 때, 외국인에게 진정한 감사 표시를 하고 싶을 때 말이 딸려서 답답하고 화나고 한심하고 지난날이 후회스럽고 자괴감이 드는 건 각오해야 할 거다. 책임 못 진다.

30_1.jpg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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