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ns Apr 18. 2024

동네 좋은 위치, 독일 하우스 임장

오랜만에 독일하우스 임장

나의 취미 중의 하나는 독일 부동산 매물 보기, 부동산 임장 다니기이다. 독일로 이민 오자마자 월세집에 살 때부터도 늘 주변 집들 매물을 검색하고, 구경 다니고, 약속 잡아 내부도 둘러보고, 상담받는 것을 즐겨했다. 그간 다녔던 임장들에 대한 글들도 조만간 천천히 업데이트를 해놓을 참이다. 우선 따끈따끈하게, 어제 다녀온 동네 부동산 임장부터 기록을 해놓으려고 한다.


비싼 국제학교 학비를 12년간 댈 생각을 했던 당시, 우리는 일단 독일 월세집에서 실거주 하우스로 옮겨 월세를 절약하기로 하고 지금 사는 집에 이사를 한 지가 벌써 5년 가까이 되었다. 실거주용 하우스는 비싸지 않은 시골 마을로 선택을 했었다. 매달 나가는 원리금이 이전 독일 월세보다 저렴했고, 계획과는 달리 이사 후에 자연스럽게 국제학교에서 나와 독일 공립학교로 전학을 하게 되면서 학비가 세이브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여유 자금과 저렴한 대출 금리로 독일 대도시 뮌헨에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구매했다.


한편 지난 5년간 아이들은 콩나물 자라듯 폭풍 성장을 해서 작은 집이 더 비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실거주하고 있는 집이 작고 아담해서 가족이 항상 옹기종기 모여사는 재미는 있지만, 시골 특성상 넓은 주택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다. 그래서 늘 부동산 매물은 취미 삼아 체크를 하고, 임장도 다니지만 마음에 드는 적합한 매물을 찾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동네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명당 중의 명당에 위치한 적합한 매물이 하나 나왔다. 이 작은 마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땅값이 비싼 지역과 싼 지역이 엄연히 존재한다. 대대로 터줏대감들이 머물며 절대 빠지지 않는 명당터가 있다. 그 주변 집들을 다 고급주택으로 지어져 있고, 햇볕이 매우 잘 들며, 조용하고 단정한 주택가로 이웃들 분위기도 다른 지역이다. 학교랑도 가깝고, 위치가 너무 좋고, 땅값만 해도 꽤 비싼 곳인데 저렴한 편으로 적당한 크기의 매물이 나온 것이다. 집 구조나 내부는 2008년 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구식이었지만 위치가 너무 좋아서 감가상각될 건물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리노베이션 하고, 결국은 땅값이다 싶어 당장 부동산 업자와 약속을 잡고 방문을 했다.


우리 동네 땅값지도. 빨강이 좋은 위치 Top Lage



내부 사진을 봤을 때 여전히 가구들이 즐비해 있고, 아이들 용품이 하나도 없어서 늙은 노부부가 살던 집이겠거니 예상을 했었다. 부동산 업자 말로는 작년 10월에 노부부가 사망을 했고, 그들의 딸은 집을 팔고 핀란드로 이주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한다. 워낙 좋은 자리에 있는 집이 나오지 않는 독일 시골의 특성상, 남편 직장 동료의 조언으로는 이렇게 노부부가 사망하지 않는 한 좋은 위치의 집은 나오지 않는다며, 그것을 찬스라고 생각하는 독일인들이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일단 그 말을 들으니 마음 한편이 무겁고, 답답한 상태로 집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집 안의 거실은 예상했던 것보다 좁게 느껴졌다. 2008년 식 하우스면 독일에서는 그래도 신축에 속하는데도 노인들이 좋아하는 구조의 식당과 거실, 부엌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였던 것이다. 사실 이미 설계도를 봤기 때문에 식당과 거실 사이의 벽은 가벽처럼 얇아 보여서 허물고 리노베이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미리 했었는데, 직접 가서 보니 생각보다 벽이 단단한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다. 나는 일단 공용 공간이 거실과 주방이 탁 트인 요즘 시대 구조를 원했기에 일단 마음이 탁 접혔다. 방구석구석을 돌아보는데, 생전에 어떤 분이셨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집주인의 취미 생활이나 성격이 다 드러나는 물건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물건들을 보지 않았으면 모를까 보다 보니 마음이 착잡한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가장 문제는 펠렛 난방으로 구식의 난방 방법을 집을 지었을 때부터 사용을 했는데,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낮았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로 우리는 이 집을 구입한다면 전부 바닥난방과 가스 난방으로 다 교체를 할 예정이었는데, 직접 살펴보니 그 작업이 만만치 않게 느껴졌다. 심지어 전기 작업을 스스로 집주인이 하셨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전선들을 여기저기 늘어놓고는 마무리를 짓지 않은 상태였다. 전기 공사를 다시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다 만 전기 작업을 다시 뜯고 하는 것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닐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거의 전방위 리노베이션을 다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독일에서 리노베이션 하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비싸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고 집을 보러 간 것인데 생각보다 집안이 너무 어수선하고, 지하 공간만 너무 크고, 거실이나 방들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좋은 위치여서 욕심이 났고, 겉에서 미리 가서 보고, 설계도만 봤을 때는 충분히 공사가능한 정도라고 생각을 해서 부동산 업자와 약속을 잡고 만난 것인데, 역시 집은 직접 안에 들어가서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전 집주인의 기운과 집이 사랑받고 관리되었다는 느낌도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 더더욱 아깝지만 나랑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터를 옮긴다는 것은 현재 사는 집 매매와 이사, 리노베이션 공사, 각종 세금 처리, 주소 관리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느리고 더딘 독일에서는 스트레스가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독일인들은 집 선택을 매우 신중하게 하고, 거의 평생을 한 집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니 아직은 우리에게 적절한 때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독일 건물에너지법(GEG: Gebäudeenergiegesetz)
: 최근 독일에서 에너지 열효율 안 좋은 오래된 집들이 매물로 나오는 이유



독일의 리노베이션 의무(Sanierungspflicht)는 건물 소유주와 집주인이 건물을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보수할 의무를 말한다. 이 의무는 에너지 절약법(EnEG, nergieeinsparungsgesetz) 및 에너지 절약 조례(EnEV,  Energieeinsparverordnung)에 규정되어 있다.


리노베이션 의무는 2002년 2월 1일 이전에 세워졌다.  이 법은 부동산 소유자가 소유권 변경 후 2년 이내에 부동산의 특정 영역을 개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는  규정의 영향을 받는 건물의 소유주와 집주인이 특정 기한까지 건물을 더 나은 에너지 기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외관이나 지붕을 단열하거나 새 창을 설치하거나 현대식 난방 시스템을 설치하면 된다.


이는 독일 전체 배출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건물 부문의 높은 CO2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리노베이션 의무는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며 먼저 공공건물에 영향을 미치고 나중에 EnEV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않는 모든 건물에 적용이 될 것이다. 개조 의무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 등급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 등급의 향상은 건물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24년부터 새로운 난방 시스템이 필요한 소유자는 단순히 오래된 보일러를 새롭고 더 효율적인 장치로 교체할 수 없다. 새로운 기술(지역난방, 히트펌프, 바이오가스, 수소 또는 바이오매스: Fernwärme, Wärmepumpe, Biogas, Wasserstoff oder Biomasse)로 완전히 전환하거나 전체 소비의 65%를 차지하는 가스 또는 오일 난방에 추가하여 이를 설치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그들은 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사용할 기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제공된 많은 옵션은 특정 경우에 실현 가능하지 않거나 추가 요구 사항 없이는 불가능하다.


개보수 의무 이행을 위한 정확한 요건과 기한은 건물이 건축된 연도 및 에너지 관련 개보수 유형과 같은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다르다. 소유자로서 지정된 시간 내에 개조 의무를 준수하지 않으면 최대 50,0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위험이 있다.



소유주가 수행해야 하는 개조 공사는?


건물 에너지법(Building Energy Act)은 다음 영역에서 주택 소유자의 개조 의무를 정의하고 있다.

  

     오래된 난방 시스템 교체 > 1990년 이전에 설치된 오일 또는 가스보일러로 건물 난방을 하는 경우 § 72 GEG에 따라 교체해야 한다. 다만, 이는 항온보일러에 한하며, 저온 및 콘덴싱보일러는 그대로 둘 수 있다. 이 사양은 열 출력이 4~400킬로와트인 보일러에만 적용된다.    


     파이프 단열 > 난방 및 온수 파이프가 지하실과 같이 난방이 되지 않는 지역을 통과하는 경우 소유자는 § 71 GEG에 따라 전문적으로 단열 처리해야 한다. 단열재의 두께는 파이프 직경에 따라 다르다.   


     최상층 천장의 단열> 건물의 지붕과 다락방이 단열되지 않은 경우 주택 구매자는 섹션 47 GEG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개조해야 한다. 이것은 다락방이 완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적용된다.   



KfW와 BAFA는 에너지 관련 개조를 위한 보조금과 저렴한 대출을 제공한다. 개선 조치에 대한 조건과 프로그램은 항상 변경되기 때문에 전문가가 GEG에 대한 주택 소유자의 요구 사항과 가능한 조치를 설명하는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보일러 교체 비용

:종류와 사양에 따라 6000-25000유로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Das Bundesamt für Wirtschaft und Ausfuhrkontrolle (BAFA) erstattet im Rahmen der Bundesförderung für effiziente Gebäude (BEG) 15 Prozent der Kosten, die bei einer Dämmung der Obergeschossdecke anfallen, jedoch maximal 9.000 Euro. Gibt es einen von einem zertifizierten Energieberater erstellten Sanierungsplan, erhöht sich die Förderung um 5 Prozent (maximal 3.000 Euro).


BEG(Federal Funding for Efficient Buildings)는 소유주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유자가 건물의 최상층을 단열하는 경우 BEG에서 상환하는 비용의 일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BAFA(Federal Office of Economics and Export Control)는 비용의 최대 15%를 상환하지만 총 9,000유로를 넘지 않는다. 소유자가 인증된 에너지 컨설턴트에게 리노베이션 계획을 작성하도록 의뢰한 경우 비용의 최대 5%까지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총 3,000유로는 넘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