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사이드 아웃 2(Inside Out 2)
독일 남부의 겨울은
오후 4시 반이면 어둑해지지만
여름에는
오후 10시가 되어도
해가 남아있어 제법 환해서
백야현상(白夜現象)처럼 느껴진다.
저녁을 먹고서도 환한 해를 보다가
계획에 없던 영화관 (Kino) 나들이를 했다.
오늘 본 영화는 최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
Alles steht Kopf 2 / Inside Out 2
주인공 라일리가 13세가 되어
사춘기(Pubertät) 시기
새로운 감정들이 출현하다 보니
청소년 아이들과 보기에
딱 알맞은 영화였다.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
기존의 감정들에 새로 등장한
불안, 당황, 따분, 부럽, 추억
편안하고 안전했던 유년기를 지나
새로운 도전을 앞둔 사춘기에
미래에 대한 성취압박으로 일어난
불안(Zweifel/ Anxiety)
이라는 감정을 영화에서는 메인으로 다룬다.
라일리가 친한 친구들과
다른 고등학교에 배정받았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불안을 느끼며
변화하는 모든 감정선들은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겪었던 감정과 맞닿아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갔다.
자아가 흔들리고 재정립되는 과정에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은 후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집에 돌아온 라일리.
“캠프는 어땠어?”
라는 부모의 물음에
“좋았어. “
한 마디로 마무리지어버리는
13살 라일리의 대답에 웃고,
또 그 간단명료한 대답에
온갖 상상과 요동치는 감정을 다독이며
마음을 다스리는 부모에
무한한 공감을 하며,
사춘기 어린이의 시선보다
중고등학생과 함께하는 부모의 시선에서
모든 감정선들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반성과 다짐을 하며.
독일 소도시라 그런가,
평일이건 주말이건 휴일이건
영화관 생일파티에도
늘 텅텅 비어있어서
전세 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독일 영화관.
오늘은 우리 가족 외에
대략 10명 정도 더 있었나..
+
독일 영화관은
보통 휴일이나 방학 때
어린이들은 5유로 티켓으로
저렴하게 볼 수 있다.
평일 낮 타임은 그나마 할인이 되는데
평일, 특히 오후 5시 이후
저녁 티켓은 꽤 비싸다.
보통 학생증을 제시하면
조금 할인이 되긴 하지만
우리는 이젠 만 11세 이상 아이들이라
어른 요금과 큰 차이는 없다.
대략 인당 9-11유로 내외.
+
사실 삼성 휴대용 빔 프로젝트를 들인 후로
영화관 가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이방 저 방 옮겨 다니며 천장에 쏘아서 보고,
자동 초점 맞춰주는 것과
작고 가볍고 휴대성이 좋은 것이 최대 장점이다.
안시루멘이 낮은 편이라
암막 커튼을 쳐야 잘 보인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거의 1년째 잘 사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