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스 May 28. 2024

소녀 감성, 무뎌질라.

동물원에서 개미 구경하던 시절



"와.. 정말 예쁘다."


<아빠하고 나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름다운 찻잔을 보면서

끊임없이 감탄과 미소로 공감해 주는 어머니의 모습에

강주은 님은 가슴 뭉클해한다.


"너는 남자 세 명, 나는 이쁜 너 하나만 있었잖아."


흘리듯 무심코 내뱉은 어머니의 한 마디에

강주은 님은 전기에 감전된 듯 눈물을 흘린다.


배우 최민수 님과 멋진 아들 둘,

남자 셋 사이에서 자연스레 감성이 무뎌졌었다는 것을

인지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여행길에

오밀조밀 아름다운 모자이크 돌바닥을 보고

언젠가 내 집 마당에도 해보고 싶단 생각이 스쳤을 때,


도시 내에 흐르는 작은 수로(Bächle)가 인상적이어서

발걸음을 멈췄을 때,


각양각색 다 다른 유럽의 예쁜 창문들을 감상할 때,


유구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성당 구조물을 바라볼 때,


“멋지다, 아름답다, 신기하다”

함께 공감해 줄 누군가가 있다면

기쁨이 배가 될 텐데..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사소한 것에 대한

감탄과 감사가 사치인 시대.


목표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어린 시절,

비싼 동물원에서

지나가는 개미에 꽂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쪼그려 앉아 관찰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헛헛해하는 부모님 등 뒤에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던 때가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했던 나이.


매거진의 이전글 고목(古木)에 반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