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등 밟아줄까?

by 코스모스

어느 날 출근하는 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는데 첫째가 현관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민다. 아이의 뜬금 없는 질문,

“엄마 지금 두통 있어?”

“응 아주 조금 있어.”

“그럼 내가 오후에 만나면 등 밟아줄까?”

“우와 그럼 너무 좋지. 정말 고마워!”


아이에게 어깨나 등이 아플 때 종종 등을 밟아 달라고 한 적이 있다. 15kg 정도 되는 무게로 등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작은 발을 가진 아이의 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얼마나 시원한지.


두통이 있은지 3주째. 정형외과를 가도, 지압을 받아도, 한의원을 가도 차도가 없고 신경과에서 편두통 약을 받아와서 먹었는데 그것도 아닌지 효과가 없다. 작년에 겪은 편두통과는 또 조금 다른 양상이다.

두통이 매일 있다는 건 삶의 질이 확 떨어지는 일이다. 출근도 해야하고, 아이들도 챙겨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할게 산더미인데 그 일들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머리가 계속 아프기만 한 나날들. 스트레스 때문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할 뿐이다. 힘들고, 지치고, 괴롭다. 이런 나를 말없이 보아 온 나의 첫째… 늘 내가 두통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걸 다 알고 있었던 거다. 아이에게 티를 안내려고 노력했는데도 아이는 다 알고 있었다.

어린 아이가 엄마가 아픈 게 싫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등 밟아줄까?'
라는 말에 눈물이 날 뻔 했다.

피로가 다 사라지는 것 같다. 머리는 아프지만, 하루종일 아이의 말이 생각나서 기분이 좋다. 마음이 누구보다 예쁜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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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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