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승리가 버닝썬 대표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버닝썬의 대표이사는 두 명의 일반인 사업가다. 승리는 주주들 가운데 한 명이었을 뿐, 영업을 담당하는 사장이었다.
버닝썬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기 시작하자, 버닝썬 관리 총책임자가 SNS에 일종의 입장문을 올렸다. 버닝썬에 쏟아지는 의혹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이었다. 입장문에서는 버닝썬 안에서 이뤄지는 마약 의혹이 사실일 경우 버닝썬을 폐쇄하겠다고 초강수를 뒀다.
정면 승부였다.
클럽의 안전을 홍보하는 것 같지만, 의혹 제기 시 고소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버닝썬 대표 중 한 명은 KBS 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클럽 내 마약 의혹을 제기한 전직 직원과 클럽에서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을 고소하겠다”
클럽 내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해 면밀히 살펴보겠다가 아니라, '고소하겠다'였다. 나는 버닝썬 대표보다 KBS가 더 놀라웠다.
'어떻게 저런 협박성 메시지가 담긴 인터뷰를 그대로 내보낸단 말인가..'
버닝썬 대표는 KBS라는 공영방송을 이용해 대외적으로 클럽 내부 제보자를 압박한 것이다. 추가 제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당시 내부 고발자 등 제보자들은 가뜩이나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클럽 내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외부에 알리거나, 클럽에서 당한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면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하겠다는 거다. 함부로 입을 열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공개적 협박인 것이다.
약자인 그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버닝썬 대표는 공공연하게 내부고발자를 고소하겠다고 밝혔고, 많은 언론이 그대로 기사화했다 (출처 : KBS 뉴스)
"나를 포함해 지인 중에서도 마약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곧바로 뉴스 인터뷰를 SNS에올리고 루머에 대응하겠다며 홍보에 활용했다. 공영방송 뉴스를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도 호언장담한 버닝썬 대표는 불과 일주일 만에 버닝썬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그의 머리카락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고야 말았다.
결국 그는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버닝썬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강남 클럽 등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을 10여 차례 투약한 혐의였다. 더욱이 심지어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압수수색 당시 소변에서도 마약이 검출된 것이다. 소변은 몸의 다른 곳 보다 마약 성분이 빨리 빠져나간다. 보통 검사 전 최소 3~5일 전에 투약해야지만 소변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된다. 즉, 본인을 향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수사망이 좁혀 오고 있는 와중에도 마약을 했다라는 얘기다.
클럽이 마약으로부터 안전하다며, 의혹 제기를 하는 사람은 고소로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던 클럽 대표.
언론을 이용해 공공연 하게 협박을 하면서 정작 본인은 뒤에서 마약을 하고 있었다.
그는 구속 전에 또다시 언론을 통해 이렇게 해명했다.
"버닝썬 테이블이 55개인데 그중 30개 테이블만 돌아도 최소 40~50잔 이상의 술을 마셔야 한다"
"그중 마약성분이 들어 있지 않았을까 생각만 할 뿐 왜 내 몸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됐는지 나도 알 수가 없다"
버닝썬 클럽 안에서는 절대 마약이 있을 수가 없다고 대중에게 호언장담 하던 대표가, 클럽 안의 테이블을 돌면서 술을 마시다 보면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술을 마실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기괴한 논리로 대중 앞에서 읍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