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첫날은 이야기를 술술
우연한 기회에 무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심리상담 비용이 꽤 든다는 걸 감안하면 참 감사한 일이다. 여전히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신과 진료 및 약 처방을 받고 있지만 길게 상담해도 20분 정도라서 상담으로서 시간 적 여유는 부족한 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 그래도 말이 많은 편인 나는 첫 상담에서 가볍게 45분을 훌쩍 넘겼다. 그러면서도 뭔가 부족한 기분이었으니; 다시 한번 나는 말로 감정을 풀어내는 게 잘 맞는다고 느꼈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친구랑 수다 떠는 게 아니고 자리가 자리인지라 아무래도 이야기를 하고 난 뒤 다시 되짚어 보는 편이다. 모든 걸 기억할 수는 없지만 주로 했던 이야기와 기억에 남는 표현이나,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상담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괄호는 되짚어 보며 스스로에게 한 말.
(아마도 3~4년 정도가 맥시멈이지 않을까 싶지만, 미래를 단정하긴 어렵다. 퇴사의 구체적인 시간을 정하기보다는 회사를 그만두고 난 뒤의 일을 도모하는 기간을 산정해 보고 그것에 맞춰서 병행하는 시기, 완전히 정리하는 시기를 나눠보면 어떤가)
(프리랜서나 자영업.. 사실 뭐 두 가지가 본질은 같은데 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전에 잘하지 못한 실패의 경험도 있어서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는데 사실 구체적인 준비를 하려면 일단 큰 그림과 중간 그림 정도가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로서는 그것도 명확하지 않으니 큰 그림이라도 먼저 그려보자)
(늘 반복되는 현상이라 익숙해질 것도 같지만 여전히 새롭게 힘들고 지친다. 빌려온 책이나 구입한 책을 잘 읽지 못하고, 집중이 어렵다. - 이는 우울증의 증상이기도 함. 쓰는 것은 최대한 힘을 내서 써보려고 노력 중이다.)
(이건 당연히 난도가 높은 일이다. 이게 쉬운 사람이 있을까? 어려운 일이 어렵다고 걱정하지 말자. 실패가 두려운 것도 자연스럽다. 차라리 실패를 연습한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일부러 실패를 가볍게 여러 번 해서 맷집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이것도 마찬가지. 그게 쉬우면 용기란 게 왜 필요하랴. 어려우니까 어렵게 느끼는 게 자연스럽다. 용기가 강제한다고, 원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니 용기가 날 때까지 좀 기다려주자)
병원이나, 센터의 상담 경험이 적지 않지만 새로운 상담을 시작할 때는 라포가 형성되기 전이라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새롭게 상담을 시작했고, 회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꾸준히 주 1회 상담을 진행해보려고 한다.
상담 종결 후에는 지금보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져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