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일단 첫날은 이야기를 술술

by 보라구름

우연한 기회에 무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심리상담 비용이 꽤 든다는 걸 감안하면 참 감사한 일이다. 여전히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신과 진료 및 약 처방을 받고 있지만 길게 상담해도 20분 정도라서 상담으로서 시간 적 여유는 부족한 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 그래도 말이 많은 편인 나는 첫 상담에서 가볍게 45분을 훌쩍 넘겼다. 그러면서도 뭔가 부족한 기분이었으니; 다시 한번 나는 말로 감정을 풀어내는 게 잘 맞는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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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풀어내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친구랑 수다 떠는 게 아니고 자리가 자리인지라 아무래도 이야기를 하고 난 뒤 다시 되짚어 보는 편이다. 모든 걸 기억할 수는 없지만 주로 했던 이야기와 기억에 남는 표현이나,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상담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괄호는 되짚어 보며 스스로에게 한 말.



언제까지 회사를 다니는 생활을 지속할 것인가? 20년 넘게 이런저런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게 장하고 기특하면서도 너무 답답하기도 하다.


(아마도 3~4년 정도가 맥시멈이지 않을까 싶지만, 미래를 단정하긴 어렵다. 퇴사의 구체적인 시간을 정하기보다는 회사를 그만두고 난 뒤의 일을 도모하는 기간을 산정해 보고 그것에 맞춰서 병행하는 시기, 완전히 정리하는 시기를 나눠보면 어떤가)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에 만족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그 대안은 무엇이고, 그 대안을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프리랜서나 자영업.. 사실 뭐 두 가지가 본질은 같은데 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전에 잘하지 못한 실패의 경험도 있어서 제대로 준비를 못하고 있다. 막연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는데 사실 구체적인 준비를 하려면 일단 큰 그림과 중간 그림 정도가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로서는 그것도 명확하지 않으니 큰 그림이라도 먼저 그려보자)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심리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할 때는 이 두 가지 모두 거의 불가능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하며 자괴감에 빠진다.


(늘 반복되는 현상이라 익숙해질 것도 같지만 여전히 새롭게 힘들고 지친다. 빌려온 책이나 구입한 책을 잘 읽지 못하고, 집중이 어렵다. - 이는 우울증의 증상이기도 함. 쓰는 것은 최대한 힘을 내서 써보려고 노력 중이다.)



꾸준하게 글을 쓰고 싶고, 콘셉트를 잡아 글을 모아 책을 내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 어딘가에 응모하고 싶어도 막상 응모할 만큼 준비를 하지 않게 되는데 실패가 두려워서 그런 것 같다. 최선을 다하거나 응모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핑계를 댈 수 있어서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건 당연히 난도가 높은 일이다. 이게 쉬운 사람이 있을까? 어려운 일이 어렵다고 걱정하지 말자. 실패가 두려운 것도 자연스럽다. 차라리 실패를 연습한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일부러 실패를 가볍게 여러 번 해서 맷집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아직도 두려움이 많고 어렵다.


(이것도 마찬가지. 그게 쉬우면 용기란 게 왜 필요하랴. 어려우니까 어렵게 느끼는 게 자연스럽다. 용기가 강제한다고, 원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니 용기가 날 때까지 좀 기다려주자)



병원이나, 센터의 상담 경험이 적지 않지만 새로운 상담을 시작할 때는 라포가 형성되기 전이라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새롭게 상담을 시작했고, 회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꾸준히 주 1회 상담을 진행해보려고 한다.


상담 종결 후에는 지금보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져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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