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인생이여, 나에게 와락 쏟아지길!

by 보라구름

저자가 삶에서 겪은 아픔이 너무 깊고 커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파 움찔거리기도 하고, 울컥 감정이 솟아오르는 걸 눌러가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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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일들을 겪고 최대한 담담하게 썼지만 유년기, 사회생활 초년기, 초보 엄마 시절의 저자는 위태로워 보였다. 이웃의 자살을 목도하고, 어린 시절에는 가정폭력에 노출되고, 사회생활에서는 성폭력 피해자가 되고,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자살 시도 끝에 폐쇄병동에 입원하기까지 이른 여정.


문득 책날개에 실린 작가 소개의 마지막 문장이 새롭게 읽혔다. ‘인생이여 나에게 와락 쏟아지길! 어떤 모습이든 나는 쫄지 않을 테다!’ 이렇게 엄청난 일을 겪은 저자가 다시금 인생이 나에게 쏟아져보라고 하며 당찬 각오를 다지기까지 얼마나 많이 단단해졌을까.


계약직에서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아 해고된 뒤 음독자살기도를 하고 병원에 실려 갔다가 해독제를 맞았으나 회복이 덜 된 상태로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보러 갔다는 일화가 아리게 마음에 남는다.


이따금 유명인의 자살 뉴스가 보도될 때 다음날 매니저와 중요한 미팅이 잡혀 있었다거나, 자실 당일 큰 일정을 잘 마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의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내용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대체 왜? 생을 끝내고자 하는 마음이 불시에 찾아와 바로 실행에 넘긴 것도 아닐 텐데 미래의 일을 약속하고,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기도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고?


겪어보니 그 마음은 공존한다. 두 마음의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되면 전혀 다른 결과가 인생을 다르게 만든다. 각자 고통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매일 균형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삶을 살아낸다.


최근 직장에서 일어난 일들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엄청나서 우울과 불안에 잠식당해 숨이 넘어갈 지경에 이르렀고 도저히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진단서를 받아와 질병휴직을 신청해서 무급휴직 중이다. 음독자살을 시도하거나,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무가치감과 죄책감 때문에 그냥 여기서 모든 게, 삶이 다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자주 가졌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행동으로까지 옮기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묵묵히 옆에서 지켜주는 사람 덕분이다. 감정이 널을 뛰고, 그 힘든 상황을 조금이나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준 사람이 있어서 나 또한 나중에는 외칠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생이여, 나에게 와락 쏟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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