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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Dec 05. 2023

웃다가 잠에서 깨는 하루

길몽? 흉몽?

 한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는 고함을 지르고 악다구니를 치다가 깨곤 했다. 주로 귀신과 싸우는 꿈이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도록 분노를 가득 담아 귀신에게 너 따위에게 내가 질 거 같냐고 달려드는 그런 꿈을 꾸곤 했다. 그럴 때면 깨고 나서도 그 분노가 쉬이 가시질 않아서 흥분된 상태로 어깨를 들썩이다 울며 다시 간신히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왜인지 웃다가 잠에서 깬다. 헤헤, 호호, 실실 이렇게 웃는 게 아니라 하하, 으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핳.. 하다가 정말 크게 웃으면서 잠에서 깨는 거다. 상황에 따라 좀 다른데 꿈에서 정말 너무 웃긴 상황이 있어서 좀 웃다가 웃참에 대실패하여 폭소하면서 깨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꿈에서는 피식 웃었는데 깨면서 점점 크게 웃어서 깨고, 지금 자다가 웃으며 깬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그 상황이 웃겨서 더 크게 웃으면서 잠에서 깨기도 한다. 



 최근 들어 몇 번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궁금해졌다. 아니, 이렇게 크게 웃으면서 잠에서 깨는 건 무슨 경우지? 이런 건 해몽이 뭘까? 찾아본 인터넷 해몽 풀이는 다양했지만 대체로 결론은 한두 가지로 모아졌다. 


스트레스가 많고 감정이 억압된 상황이 꿈에서 웃음으로 나타남
허탈하거나 어이없어서 웃는 게 아니라 즐거워서 웃는 상황이고 깨어서도 기분이 좋으면 길몽


 뭐야, 이 상반되는 해몽은! 생각해 보면 허탈하거나 어이가 없어서 웃었던 적은 없었다. 정말 웃겨서 웃다가 깬 것뿐. 그럼 스트레스가 많고 감정이 억압되었긴 하지만 길몽이란 소리인가? ;;;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지는 측정 지수가 나오는 게 아니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고함과 악다구니를 쓰며 귀신과 싸우다 깨는 것 보다는 길몽이 아니겠나 싶다. 


 오늘 아침에도 웃다가 잠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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