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몽? 흉몽?
한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는 고함을 지르고 악다구니를 치다가 깨곤 했다. 주로 귀신과 싸우는 꿈이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도록 분노를 가득 담아 귀신에게 너 따위에게 내가 질 거 같냐고 달려드는 그런 꿈을 꾸곤 했다. 그럴 때면 깨고 나서도 그 분노가 쉬이 가시질 않아서 흥분된 상태로 어깨를 들썩이다 울며 다시 간신히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왜인지 웃다가 잠에서 깬다. 헤헤, 호호, 실실 이렇게 웃는 게 아니라 하하, 으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핳.. 하다가 정말 크게 웃으면서 잠에서 깨는 거다. 상황에 따라 좀 다른데 꿈에서 정말 너무 웃긴 상황이 있어서 좀 웃다가 웃참에 대실패하여 폭소하면서 깨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꿈에서는 피식 웃었는데 깨면서 점점 크게 웃어서 깨고, 지금 자다가 웃으며 깬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그 상황이 웃겨서 더 크게 웃으면서 잠에서 깨기도 한다.
최근 들어 몇 번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궁금해졌다. 아니, 이렇게 크게 웃으면서 잠에서 깨는 건 무슨 경우지? 이런 건 해몽이 뭘까? 찾아본 인터넷 해몽 풀이는 다양했지만 대체로 결론은 한두 가지로 모아졌다.
스트레스가 많고 감정이 억압된 상황이 꿈에서 웃음으로 나타남
허탈하거나 어이없어서 웃는 게 아니라 즐거워서 웃는 상황이고 깨어서도 기분이 좋으면 길몽
뭐야, 이 상반되는 해몽은! 생각해 보면 허탈하거나 어이가 없어서 웃었던 적은 없었다. 정말 웃겨서 웃다가 깬 것뿐. 그럼 스트레스가 많고 감정이 억압되었긴 하지만 길몽이란 소리인가? ;;;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지는 측정 지수가 나오는 게 아니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고함과 악다구니를 쓰며 귀신과 싸우다 깨는 것 보다는 길몽이 아니겠나 싶다.
오늘 아침에도 웃다가 잠에서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