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충만한 루체른 강가
스위스 관광청에서 초대를 받았다. 사실 여러 번 받았지만 매번 응하지 못했다. 정기적인 홍보 메일이고, 모든 여행 경비는 자부담이라서 아직 한 번도 가지 못한 것뿐이다. -_-; 언제부터 내가 스위스 관광청 메일 수신 체크박스에 동의를 했던 걸까? 아마도 유럽 여행을 가려고 준비하던 몇 년 전부터였을 것이다.
크로아티아 행 티켓을 발권한 상태에서 아쉽게 취소하기도 했고, 독일 행 티켓을 보너스 항공권으로 구매해놓고 취소하기도 했다. 스위는 다행히(?) 발권 후 취소하는 일은 없었다. 결국 발권도 못 해봤다는 이야기. 직장 생활하다 보면 휴가라는 게 뜻대로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니까 아쉽지만 별 수 없었다.
그 이후로 스위스 관광청에서 메일이 올 때마다 제법 꼼꼼하게 들여다 본다. 그래, 이런 축제를 하는구나. 오, 이 계절에는 이런 풍광을 볼 수 있겠구나. 정독을 하는 동안 내 마음은 스위스에 머문다. 골목골목 분주하게 누비기도 하고 느긋하게 기차를 타고 차창 밖 풍경을 즐기기도 한다. 그렇게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한동안 잊고 지내면 또다시 다음 메일이 온다.
내가 스위스에 언제 갈지는 알 수 없다. 상상했던 풍경이, 사진으로만 봤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는 며칠 있으면 곧 지루해진다고, 달력 사진이 반복되는 기분이라고도 했지만 안 가봐서 모르겠다. 스위스는 그렇게 언젠가는 가 볼 여행지 리스트에 오래 머무르고 있다. 아무려면 뭐, 어떤가. 벌써부터 다음 초대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