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쓰카와 다쓰미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94년생 작가로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로 일본에서 여러 상을 받고 한국에도 책이 출간되어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총 4편의 단편이 묶인 소설집으로 각 이야기의 연결성은 없고 개별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 미스터리의 한계를 시험하겠다는 포부에 맞게 오쓰카와 다쓰미 작가는 양파 같은 구성으로 이야기를 꾸몄다. (스포 없음)
<위험한 도박>,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 <마트료시카의 밤>, <6명의 격앙된 마스크맨>중 표제작이 가장 끌렸다. 그리고 제목에 걸맞게 뒤통수를 여러 차례 맞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마트료시카의 밤>은 연극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작품이며, 또한 영화 <발자국>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인물들의 기묘한 심리전의 묘사가 핵심인 영화로 반전이 지속되며 읽는 사람이 반전게임에 몰입하게 만든다.
아니, 이런 내용을 구상하려면 어떻게 한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의 말을 보니 역시나 이런 다중적인 반전 소설을 쓰기 위해 작가도 각 구성마다 머리를 짜내며 썼다고 밝힌다. 동일한 단서를 가지고 쉴 틈 없이 판세를 뒤엎는 이야기가 탄생한 것은 작가가 머리를 쥐어짠 결과물이다. 추리소설 읽으면서 범인 못 맞히는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편이라, 이번에도 역시 헉 소리만 연발하며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표제작 외에 <위험한 도박>은 작가가 하드보일드에 대한 동경이 있어 최대한 하드보일드 기법을 활용하여 쓰고자 도전한 작품이다. 원래 썼던 이야기를 상당 부분 고쳐서 거의 개작을 하여 다시 발표한 작품으로 코로나 사태를 배경으로 하여 재구성했다. 결말도 수정되어서 연재되었던 당시의 결말과는 다르게 수정되었다.
안타깝게도 영화 <발자국>이나 <위험한 도박>의 다른 버전이 실린 <자로>를 구해볼 방법이 없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