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벨 훅스. 벨 훅스의 7가지 출간 도서를 가지고 독서 모임을 이끈 페페 연구소(페미니스트 페다고지)의 7명의 글이 묶인 책이다. 벨 훅스의 본명은 글로리아 진 왓킨스, 그의 필명인 벨 훅스는 작가의 어머니와 외할머니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이라는 사람이 아니라 글의 내용에 집중해서 읽기를 바랐기에 이 필명을 사용했고, 이 필명 또한 소문자로만 썼다고 한다. 확실히 글로리아 진 왓킨스로 수많은 책들을 냈을 때와 벨 훅스의 이름으로 냈을 때를 머리에 떠올려보니 저자의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7장의 내용, 7권의 책에 대하여 다룬 챕터 중 장재영 저자가 쓴 6번째 챕터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가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2023년 7월, 경력 2년차의 20대 여성 교사가 여름방학 직전 죽음을 선택했다. 이를 기점으로 교사 각자가 교실에서 홀로 맞닥뜨려야 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고 대중도 이 같은 국면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선생님이야말로 페미니즘을 교육 현장에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하는 일에 직면하는 사람들이다. 현실이 너무 가혹해서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희망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인용구가 적힌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는 그렇게 새로운 배움의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벨 훅스 스스로 교수직을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강의실을 두려워하고, 학생을 미워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벨 훅스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사랑의 마음이 앎의 배경이 되며 교육자가 사랑으로 학생들을 돌보고 관계를 맺을 때 배움의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교육자로서 저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사랑이 존재하기에 두려움을 뚫고 나갈 용기와 희망, 사랑 역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의 일부라는 것을 기억하고자 한다. 지배적인 신념과 세계관과 구조와 문화에 도전하는 교육, 그걸 추구하는 진보적인 교육자로 살아가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때로는 교실 안에서 교권은 보호받지 못하고, 교사들은 상처를 입은 채 두려움을 안고 지내기도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촘촘하고 교묘하게 배어 있는 여성혐오가 넘치는 사회문화 속에 살고 있으며, 여성혐오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끔찍한 일들을 지켜보는 고통 속에서도 살아간다.
그럼에도 벨 훅스의 이 말을 마음에 품고 오늘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많은 선생님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박수를 보낸다.
'지배 문화는 우리 모두를 두렵게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안전함을 선택하며 다양성 대신 동질성을 선택하게 만든다.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 무엇이 우리를 연결하는지 찾는 것, 우리의 차이를 한껏 즐기는 것은 우리를 더 친밀하게 만들어주고 공유된 가치와 의미 있는 공동체의 세계로 데려간다.'